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9일 온라인에서는 국민의힘 의원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공유되고 있다. 해당 의원들에게 탄핵촉구를 독려하는 문자를 보내달라는 취지에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5일 ‘윤석열 탄핵촉구 문자행동에 동참해달라’며 의원들의 이름과 지역구, 전화번호 등을 공개했다. 클릭 한 번으로 문자가 자동 발송되는 ‘매크로 서비스’도 함께 운영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해당 사이트의 삭제를 의결했으나, 온라인에서는 이를 조금 변형한 매크로 서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 ‘윤석열’ 등의 단어를 스팸으로 등록, 차단했다며 우회 발송하는 해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특수문자 등을 넣어 차단되지 못하도록 하는 형식이다. 탄핵 등의 단어에 특수문자를 넣어 만든 ‘텍스트대치 모음’을 게재하고, 특수문자 변환 사이트 등을 이용하라는 조언 등도 있었다.
전화·문자 등이 차단돼 항의가 어려워지자 ‘팩스총공’을 택한 이들도 있다. 팩스총공은 아이돌 팬덤에서 사용되던 팩스를 이용한 온라인 집단행동이다.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과 당사 등에 팩스를 보내 업무를 마비시키는 형태다. X(옛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검은 바탕에 컬러 글씨로 팩스를 보내 잉크를 빨리 닳게 하자’, ‘모바일 팩스 앱으로도 팩스총공이 가능하다’ 등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의원 지역 사무실과 국민의힘 지역 당사 등에 근조화환을 배달하는 항의 행동도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재섭·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 앞에 근조화환이 배달된 사진이 게시되기도 했다. 근조화환에는 ‘내란공범’, ‘부역자’ 등의 문구가 적혔다. 국민의힘 대구시당과 광주시당 등에도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배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되자 민심이 들끓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돼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반대표를 던진 후 이날 본회의장을 떠났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만이 표결에 참여했고 105명은 자리를 떴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는 195명의 국회의원만 참여해 정족수 200명에 미달,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다만 이같은 항의가 과열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SBS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의 자택 앞에 누군가 흉기를 놓고 사라져 경찰이 신변 보호 조치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