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대사가 ‘한덕수-한동훈 공동국정운영 체제(한·한 체제)’에 대해 “헌법에 부합하느냐”며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외교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8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정부·여당이 밝힌 한·한 체제에 대해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뒤 골드버그 대사는 해당 체제가 한국의 헌법에 부합하는 조치인지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버그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대행 방식과 우선순위에 여당 대표는 없다는 야당의 지적과 관련해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측은 사전에 공유받지 못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 데 이어 이후 수습 과정에서도 불편한 의중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국무부 2인자인 커트 캠벨(사진) 부장관도 지난 4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 “윤 대통령이 심하게 오판(badly misjudged)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동맹국 정상의 결정에 대해 ‘오판’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이와 관련해 외교적 논의의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해당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골드버그 대사의 질문에 관한 사실 확인 요청을 받고 “외교 소통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