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尹 체포는 시작…시대착오적 정치세력 쓸어내야” [쿡 인터뷰]

박용진 “尹 체포는 시작…시대착오적 정치세력 쓸어내야” [쿡 인터뷰]

“尹 옹호 세력, 과거 ‘하나회’처럼 역사적 심판 받을 것”
“향후 정국 역진 불가능해…탄핵 심리도 금방 끝날 것”
“민주당, 책임 정당 및 안심·안정 세력으로서 역할 해야”

기사승인 2025-01-16 06:05:04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헬기가 뜨고 무장 군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를 침범한 그날,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그곳에 있었다. 그는 집회를 열고 시민과 함께 윤 대통령 탄핵구호를 외쳤다. ‘오늘 밤 여기가 광주 도청이다, 여기는 우리가 지켜야 할 자리다’ 그의 연설이 찬 기운 가득한 12월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배지만 반납했을 뿐, 박 전 의원은 여전히 ‘정치인’이었다. 

비상계엄사태 발발 43일째인 15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됐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날 서울 한남동 관저 진입을 시도한 지 6시간 만이다. 같은 날 오후 박 전 의원을 서울 마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전 의원은 “그날 밤은 섬뜩했다”면서도 “우왕좌왕하는 군인과 초점 잃은 경찰, 흥분해도 지킬 건 지키는 시민들을 보면서 ‘오늘 밤을 못 넘길 것이다’라고 확신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어쨌든 늦었지만 법이 집행돼 안도했다”며 “‘윤석열’이라는 위험천만한 내란 수괴를 격리시켰지만, 그를 지키고, 옹호하며, 지지하는 또 다른 시대착오적 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에는 그 ‘낡은 것’을 어떻게 쓸어버릴 것인가가 다음 과제가 될 것”이라며 “최종 목표는 이 구질구질한 낡은 것들을 쓸어내고 새로운 것으로 채우기 위한 싸움이다. 이제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박 전 의원의 옛 대선캠프사무소에서 1시간 조금 넘게 진행됐다. 오후 햇살이 잘 드는 그곳에서 박 전 의원은 한 때 시대교체와 ‘행복국가’를 꿈꿨다. 그도 애착이 있는 듯 보였다. 박 전 의원은 기자에게 “날이 맑으면 여의도가 보인다”라며 자랑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내란정국 마침표로 보긴 어렵다. 과천 공수처 청사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엄연한 통치행위’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불법수사를 주장하며 공수처장을 고발할 기세다. 경찰과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이날 꼭두새벽 관저 진입을 시도했다. 같은 시간 국힘도 영장 집행 저지에 힘을 보탰으나 막진 못했다. 

박 전 의원은 국힘의 관저 앞 집결 행보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구질구질하게 정치적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속셈”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나 국민들의 마음속 불안과 상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며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부 사조직인 ‘하나회’를 언급하며 “결국 그들은 청산해야 할 인물들로 남을 것”이라고도 했다. 

향후 정국에 대해선 ‘역진 불가능’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박 전 의원은 “‘만절필동’(萬折必東·황하는 아무리 굽이가 많아도 반드시 동쪽으로 들어간다는 사자성어)”이라며 “12월3일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탄핵 심리도 금방 끝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윤 대통령 체포로 조기대선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 헌법재판소 심리가 당겨지면 3월 ‘벚꽃대선’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양당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 도움을 받아 조사한 바에 의하면, 1월 첫째 주(4~6일) 국민의힘 지지율은 36.3%로 더불어민주당 37.0%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뤘다.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 홈페이지에서 확인.)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일각에선 윤 대통령부터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이어진 줄 탄핵 행보가 오히려 지지율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관해 박 전 의원은 ‘조급해선 안 된다’고 당에 조언했다. 지지율에 휘둘리지 말고 책임 정당다운 역할을 하라는 재선 의원의 진심어린 충고다. 

박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다가 지금처럼 되지 않았나. 국민을 안심시키고 안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도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책임 정당으로서의 안심 세력, 안정 세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로 대선을 바라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대선 후보를 놓고 판단하는 상황이 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여러 가지 상대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민주당은 지금 대선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조급해 보이거나, 당황하거나, 이 상황을 잘 장악하지 못하는 모습 또는 쫓아가는 모습으로 비치면 안 된다. 이러한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권혜진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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