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이 승리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18일 오후 3시 서울 이태원교회에서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총회에는 조합원 1153명 중 1028명(서면결의 35명)이 참석했다. 투표 결과 675표를 얻은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335표를 얻었다.
업계에서는 51대 49의 비율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라고 예측했지만 결과는 2배 차이를 보였다.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삼성물산 관계자들은 “열심히 하겠다”며 조합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조합원들은 총회장을 나서며 “최고로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조합원 A씨는 결과 발표 후 통화로 “삼성물산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삼성이 좋다”고 말했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해 총 51개동, 2331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가 약 1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특히 강북 한강변 노른자 땅으로 여겨지는 한남뉴타운 가운데서도 입지가 좋은 곳으로 평가된다. 일반분양 비율도 높아 한남뉴타운 구역 내 사업성이 가장 높다.
삼성물산의 승리로 한남4구역은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으로 결정됐다.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은 ‘널리 빛나고 번영한다’는 의미와 한강‧남산 사이 한남의 헤리티지를 담은 뜻이다. 단지 설계는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UN Studio)’와 협업해 층별로 회전한 듯한 나선형 구조와 원형 주동 디자인을 적용했다.
삼성물산은 3.3㎡당 938만3000만원, 총 1조5695억원의 공사비를 제안했다. 공사 기간은 57개월(본 공사 48개월)을 제시했다. 또, 조합원 100% 한강 조망, 사업비 전액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0.78%p, 이주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50%·최저 이주비 12억원 보장, 분담금 상환 입주 후 최대 4년 뒤로 유예 등을 약속했다.
조합원 투표 전 최종 설명회에서 김상국 삼성물산 주택개발사업부장은 “3년 전부터 한남4구역 입찰을 준비하며 초심을 갖고 사업을 이끌어 가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트너가 진실되고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며 “인허가를 이끌고 문제점을 같이 해결하도록 모든 것을 직접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총회 후 삼성물산 임직원들은 ‘한남 최고의 랜드마크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조합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이들은 “조합원님 감사합니다”를 연신 외쳤다.
한편, 현대건설은 수주에 실패하면서 앞서 수주한 한남3구역에 이어 4구역까지 ‘디에이치(The H) 타운’을 만든다는 계획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