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도 인플루엔자(독감)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설 연휴가 호흡기 감염병 유행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비상응급 대응 기간’을 운영한다고 최근 밝혔다. 연휴 동안 호흡기 질환을 겪을 경우 비상응급 시스템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은지 알아봤다.
“최근 독감, 고열·근육통 심해”
2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3주차(1월12일~1월18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57.7명으로 집계됐다. 전주(86.1명) 대비 33% 감소했다. 그러나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8.6명보다는 6.7배 높은 수준이다.
올해 독감은 예년과 달리 두 가지 A형 바이러스(H1N1pdm09·H3N2)가 동시에 확산해 나타나고 있다. 독감에 한 번 걸렸어도 다른 바이러스의 독감에 또 걸릴 수 있다. 특히 A형 독감 바이러스는 고열, 근육통, 인후통 등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하고, 일반 감기보다 치명률이 높아 고령층,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게 심각한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
김재진 인천힘찬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센터장은 “최근 독감은 온몸에 심한 근육통이 생기는 게 특징”이라면서 “목이 따갑고 침을 삼키기 힘들며 고열로 인해 체온이 40도까지 올라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감은 감염 이틀째부터 바이러스 농도가 급격히 증가한다”라며 “코로나19나 일반 감기와 비교해 증상이 나타나는 속도가 빠르다”고 했다.
고열이 있더라도 독감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김 센터장은 “바이러스 농도가 높지 않으면 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수 있다”라며 “증상이 계속된다면 다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미하면 발열클리닉 먼저 이용”
정부는 설 연휴를 대비해 발열클리닉을 115개소 이상 지정했다. 또 호흡기 질환을 집중적으로 진료하는 협력병원 197개소를 운영한다. 더불어 전국 413개소 응급실엔 전담관을 배치하고, 지방의료원 응급실은 24시간 가동한다.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은 연휴 기간 보건소와 지소를 운영하며 국군수도병원 등 군 병원 12곳도 개방한다. 연휴 기간 중인 25일부터는 하루 평균 1만6815곳의 병원이 문을 열기로 했다. 약국은 하루 평균 9070곳이 불을 밝힌다. 다만 설날 당일에는 병원 2619곳, 약국은 1481곳만 이용할 수 있다.
40도 이상의 열이 계속되거나 독감이 의심되면서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응급실 방문을 권장한다. 김 센터장은 “열이 40도까지 오른 상태가 지속되면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응급실에 가야 한다”라면서 “열이 조금 있고,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이라면 발열클리닉이나 2차 병원 같은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해열제 등 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대증요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김 센터장은 “처방받은 약을 먹어도 열이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라며 “미온수로 몸을 닦아주면 주변 공기가 열을 빼앗아가는 효과가 나타난다. 단 너무 차가운 물이나 뜨거운 물은 오히려 발열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연휴 기간 문 여는 병원이나 약국의 위치를 확인하고 싶을 땐 누리집 ‘응급의료포털 E-Gen’을 활용하면 된다. 네이버, 다음, 구글 등 포털사이트에서 ‘응급의료포털’을 검색한 후 ‘지도’ 항목을 선택하고, 지역과 병‧의원 또는 약국을 살펴보면 된다. 세부적으로 의료기관 종류(상급 종합병원, 보건소, 한의원 등 13항목), 진료과목을 지정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 보건복지부 ‘응급의료정보제공(e-gen)’ 앱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 위치를 주소 또는 장소로 검색하면 주변 응급실과 병‧의원, 약국 등의 운영 여부를 알 수 있다. 전화로는 120(다산콜센터), 119(구급상황관리센터), 129(보건복지상담세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