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매각 갈등 심화…노조, 이복현 직무유기로 고발

MG손보 매각 갈등 심화…노조, 이복현 직무유기로 고발

기사승인 2025-01-22 21:20:33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금융감독원장 직무유기 혐의 고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MG손해보험노동조합 제공

예금보험공사와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의 갈등이 금융당국으로 번지고 있다.

MG손보 노조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감독원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금감원의 직무유기를 방관한다면 금융위원회에도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이복현 금감원장의 직무유기는 메리츠화재의 회계조작 혐의 조사 결과 미발표다. 금감원은 지난 2023년과 지난해 4월 예실차에 관한 회계조작 혐의를 받는 메리츠화재를 조사했지만 아직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조사가 끝나면 6개월 안에 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노조는 “금감원이 표준검사 처리기간을 8개월 이상 위반하고 조사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과 김현정 의원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금감원과 예보에 조사 결과 발표 지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예보가 메리츠화재와 수의계약을 맺어 MG손보 매각을 진행하려면 먼저 검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예보는 지난달 메리츠화재를 MG손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이 진행되지 않으면 MG손보를 파산시켜야 하는 만큼 매각 추진 의지가 강하다.

앞서 예보는 “노조의 방해로 실사 등 매각에 필요한 과정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업무방해 등 법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가 이에 금감원장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겠다는 강경책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갈등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매각을 안정적으로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같은날 열린 금융위 기자간담회에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를 정상화시켜야 하는데, 보험 계약자 보호와 회사의 경영 정상화 측면에서 매각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예보가 노조에 경고한 법적 조치에 대해서도 지켜본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위원장은 “(MG손보 정상화를 위한) 선택지가 현재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보가 (노조에) 계속 협조 요청을 하고 있어 일단 지켜보고, 예보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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