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혜연이 시대를 타지 않는 페이스와 연기력으로 배우로서 가능성을 재차 입증했다.
전혜연은 채널A 토일드라마 ‘체크인 한양’(극본 박현진, 연출 명현우)에서 지연희 역을 맡고 있다. ‘체크인 한양’은 궁궐보다 화려한 초호화 여각 용천루에 인턴 사환으로 입사한 조선 꽃청춘들의 파란만장 성장 로맨스다.
극 중 지연희는 깔끔한 일 처리 능력을 지닌 책임사환으로, 매사 똑 부러지는 성격에 흐트러짐 없이 반듯한 외모의 소유자다. 전혜연은 차분한 발성과 명확한 딕션으로 이러한 인물의 면모를 부각시켜 눈길을 끈다. 특유의 단아한 분위기, 탁월한 한복 소화력도 돋보인다.
또 지연희는 이야기의 개연성을 높이는 역할이다. 일례로 남장 중인 홍덕수(김지은)에게 여인의 옷을 입혀 위기를 모면케 한 것도 지연희다. 특히 이은호(배인혁), 천준화(정건주), 고수라(김재찬), 설매화(김민정)가 잠시 여인으로 돌아간 홍덕수를 보게 되면서, 극의 흐름은 다시 한번 바뀌었다. 전혜연은 전개상 필요한 장치로 작용하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그려내, 작품의 재미와 몰입도를 배가했다.
이렇듯 전혜연은 비교적 평면적인 인물도 존재감 있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시대와 장르를 타지 않는 깔끔한 인상과 안정적인 연기력이 뒷받침하는 덕분이다. 앞서 2023년 ‘하늘의 인연’으로 처음 주연을 꿰찬 그는 같은 해 ‘MBC 연기대상’에 일일드라마 부문 여자 우수 연기상을 들어올리며 일찌감치 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장르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탄탄히 다져온 필모그래피를 보면 더욱 납득이 간다. 특히 2021년 ‘드라마 스테이지 - 러브 스포일러’를 기점으로, ‘오늘의 웹툰’,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영화 ‘롱디’ 등 작품 다수에 참여해 얼굴을 알렸다. 이는 그의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방증하는 셈이다.
한복을 입었던 전혜연은 다시 현대로 돌아온다. 영화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로 관객을 만나고, 오는 2월 5일 처음 방송되는 KBS2 수목드라마 ‘킥킥킥킥’에 왕조연 역으로 출연을 확정했다.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또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벌써 궁금증이 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