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1위에 민주당 “무한 땡큐”…반기는 이유는

김문수 1위에 민주당 “무한 땡큐”…반기는 이유는

김문수 46.4%, 이재명 41.8%
민주당서 “확장성 없는 인물로 중도층지지 받기 어려워”
“보수 리더십 공백 상태 반증”

기사승인 2025-01-30 06:00:09 업데이트 2025-01-30 09:18:54

 

강성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며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여권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반기는 분위기다. 극우 세력이 여권에 몰릴수록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중도층이 야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또 민주당은 이를 보수층 리더십의 붕괴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범보수 진영의 대권주자 지지율에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한때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위협하며 여권 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적 행보를 멈춘 사이 지지율이 급락했다. 반면 강성 보수로 분류되는 김 장관이 보수 주자 1위로 떠올랐다. 

특히 김 장관은 차기 대선 가상 양자 대결에서 이재명 대표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시사저널과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기 대선을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 김 장관은 46.4%, 이 대표는 41.8%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김 장관의 지지율 상승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김 장관이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선거에서 중도층의 선택이 중요한데, 김문수 같은 후보는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과거 발언들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그는 세월호 추모를 ‘죽음의 굿판’으로, 쌍용차 노조를 ‘자살 특공대’로, 제주 4·3 사건을 ‘남로당 폭동’으로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발언들은 지난 8월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의 질타를 받았지만, 김 장관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12월 11일 국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도 김 장관은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요구한 계엄 사태와 관련한 사과에 응하지 않았다.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했지만, 김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할 필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강경 보수층 사이에서 이 대표와 맞설 수 있는 상징적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YTN라디오에서 “김문수 장관은 극우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따라왔다. 그가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인물이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며 그의 지지율 상승은 강성 보수층의 결집을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은 최근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김문수가 여권 대선주자가 된다면 민주당으로선 무한 ‘땡큐’”라며 “국민의힘에서 합리적이고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야권에서는 김 장관의 부상이 보수 진영 리더십 공백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 보수층은 김 장관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도훈 전 대표 등 온건 보수층의 후보들은 지지율이 분산되어 있는 상태다. 한국갤럽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실사한 조사에 따르면 한동훈 전 대표 5%, 홍준표 대구시장 4%, 오세훈 서울시장 3%,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유승민 전 의원 1% 등으로 집계됐다.

야권 한 인사는 “보수가 한번 무너지고 산산조각 낫는데 누구한테 가야하나를 두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라며 “강성 보수층들은 시멘트처럼 김문수를 바라보고 단단하게 뭉칠 수 있는 반면에 일반 보수층들의 결집은 다 모래알처럼 흩어져있다. 그래서 김문수 1위는 보수 리더십 공백 사태의 반증”이라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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