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상위 20위 건설사의 공사 현장에서 지난해 다치거나 숨진 사람이 1800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전년 대비 줄었으나 사망자는 오히려 증가했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시공 능력 평가 상위 20위 건설사들의 건설 현장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총 1868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부 건설공사 종합정보망(CSI)에 등록된 사망 또는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자 수와 1000만원 이상 재산피해 사고 건수를 집계한 자료다. 시공사 등은 건설기술 진흥법에 따라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CSI에 신고해야 한다.
지난해 사상자는 1868명으로 전년(2259명)대비 17.3% 줄었다. 다만, 2년 전인 2022년(1666명)과 비교 시 12.1% 늘었다. 특히 사망자는 35명으로 전년(25명)보다 25.0% 증가했다. 부상자는 전년(2231명)보다 17.8% 감소한 1833명으로 집계됐다.
건설사 중 지난해 현장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대우건설이다. 지난해 7명이 대우건설 공사 현장에서 숨졌다. 이어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각 5명), 현대건설(3명)이 뒤를 이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 호반건설, DL건설, 중흥토건 네 곳은 사망 사고가 없었다.
다만 삼성물산은 다친 사람이 모두 273명으로 부상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DL건설(172명), 현대건설·SK에코플랜트(각 141명), 현대엔지니어링(137명), 계룡건설(112명)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공사 현장에서 1000만원 이상 사고 피해가 발생한 곳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DL건설, 서희건설 8곳이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상위 20위 건설사들의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총 96명, 부상자는 5697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연초부터 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16일 경남 김해시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아파트는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곳으로 사망한 A씨는 하청업체에 소속됐다. A씨는 공사현장 17층 높이에서 떨어지며 바닥에 있는 철근 구조물에 부딪혔다.
지난해 12월30일 부산 대심도 터널 공사현장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40대 근로자 B씨는 터널 철근 구조물 공사 중 떨어진 작업대에 맞았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대심도 터널은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았다. 그러나 2개월 만에 사망사고가 반복됐다. 부산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박용갑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 현장 사상자 수는 전혀 줄고 있지 않다”면서 “시행 3년이 지난 지금 처벌이 아닌 예방 위주로의 법 개정 논의와 정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 및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