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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4시간 디지털 스크린에 노출되면 근시 위험이 약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국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은 총 33만5524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과 근시 발생 위험 간의 관계를 메타분석한 연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근시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두 가지 분석 모델을 사용했다. 선형 분석은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증가할수록 근시 발생 위험이 일정한 비율로 증가하는 영향을 평가한다. 비선형 분석은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늘어날수록 위험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양상을 파악한다.
선형 분석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하루에 1시간 증가할 때마다 근시 발생 위험이 21% 상승했다. 이는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커질 때마다 근시 발생 위험이 일관되게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선형 분석 결과에서는 하루 1시간 이상 디지털 스크린에 노출되면 근시 위험이 유의미하게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1시간에서 4시간 사이에 근시 위험이 급격히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하루 1시간 노출 시 근시 발생 위험은 5%, 2시간 노출 시 29%, 3시간 노출 시 65%까지 확대됐다. 4시간을 초과하면 위험도가 약 2배로 증가하지만, 그 이후에는 증가 속도가 다소 완만해졌다.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2~7세(교차비 1.42), 8~18세(교차비 1.12), 19세 이상(교차비 1.16) 모든 연령층에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발견됐다. 특히 어린 연령대에서 디지털 스크린 노출이 근시 발생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러 디지털 기기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기기를 따로 쓸 때보다 근시 위험이 더 높아졌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하루 1시간 이상의 디지털 스크린 노출이 근시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하루 4시간 미만으로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근시 예방을 위한 안전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근시 유병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