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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전날 팀을 승리로 이끈 김연경이 팬들의 생일 축하에 고마움을 표했다.
흥국생명은 25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6라운드 IBK기업은행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4, 18-25, 25-20, 25-21)로 승리했다.
승점 76점(26승5패)째를 챙긴 흥국생명은 2위 정관장과 승점 차를 18점 차로 벌렸다. 자력 우승까지 남은 승점은 단 1점이다. 오는 26일 정관장이 GS칼텍스에 패할 시에도 흥국생명의 우승이 확정된다. 은퇴 시즌에 임하고 있는 김연경은 팀 내 최다인 20득점(공격성공률 53.13%), 여전한 활약으로 팀 공격을 책임졌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이 팀을 책임진 경기였다”고 말하며 김연경을 치켜세웠다.
이날 경기는 김연경의 은퇴 선언 후 처음으로 치러진 홈경기였다. 얼마 남지 않은 배구 여제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삼산체육관을 찾으면서 경기는 매진됐다. 6067명이 입장했는데, 이는 흥국생명의 올 시즌 홈경기 최다 관중이었다.
김연경의 생일은 2월26일이다. 생일을 하루 앞둔 이날, 김연경은 20점으로 맹위를 떨치며 자축포를 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은 “시즌 초 위기 상황을 버텨서 이 순간까지 왔다. 승점 1점만 획득하면 정규리그 우승을 할 수 있다. 정관장의 경기를 봐야 한다. 하지만 정관장과 3월1일 경기에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 감정의 동요는 없을까. 김연경은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 안 했고, ‘내일이면 만으로 37살이다’라는 농담을 선수들과 하면서 경기에 임했다”며 웃은 뒤 “은퇴 이벤트를 먼저 해준다고 해서 부담은 느껴지지 않는다. 현대건설전에 장내 아나운서분이 언급을 많이 하시더라. 크게 부담이거나 경기에 지장이 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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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수많은 팬들에게 생일 축하를 받았다. 그는 “오늘 많은 팬분들이 와주셨다. 항상 감사하다. 내일이 제 생일이라 맞물리면서 생일 축하를 했다”며 “세상이 참 좋아졌다. 많은 분들과 생일 파티를 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팬분들이 남아서 생일 축하를 해주셨다. 잊지 못할 생일”이라고 팬들에게 고마워했다.
이어 “빨리 집 침대에서 쉬고 싶다. 생일 계획은 없다. 내일 휴식 때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라면서 내일 정관장 경기를 보지 않느냐는 질문에 “내일은 휴식이다. 정관장의 스케줄에 맞출 수는 없지 않나. 각자 볼 것 같다. 회사에서 갑자기 휴일에 부르면 힘들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다음날 축하해야”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를 돌아보며 “오늘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다. 준비했던 부분이 잘 나오지 않아서 답답한 경기력이 나왔다. 모든 선수들이 그랬을 것이다. 안 좋은 경기력임에도 승점 3점을 얻어서 좋다. 팀이 안 풀릴 때 선수들을 독려하면서 이끌려고 했다”고 평가했다.
성장한 정윤주에 대해 김연경은 “올 시즌 많이 성장했다. 내년에 기대되는 건 당연하다. 이제 기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그걸 잘 이겨내는 게 관건”이라면서도 “FA가 변수다. 걱정이 많다”고 미소 지었다.
인천=김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