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급락’ 기세 꺾인 국내 금값, 향후 방향은

‘15% 급락’ 기세 꺾인 국내 금값, 향후 방향은

기사승인 2025-03-05 06:05:05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내 금값이 단기간에 급락하며 국제 시세와의 괴리가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업계에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환율 등 변수가 남은 만큼,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지난달 28일 1㎏짜리 금 현물(금 99.99~1㎏) 1g은 13만9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4일 종가 16만3530원 대비 14.98% 급락한 가격이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14일 장중 16만85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국제 금 가격은 횡보세였다. 한국거래소가 금 국제 시세를 원화 가치로 환산한 뒤 1g 단위로 공표하는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14일 13만6130원에서 같은 달 28일 13만4830원으로 떨어졌다. 2주간 0.95% 하락한 수준이었다.

신고가를 경신하던 국내 금 현물 가격이 국제 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진 이유는 ‘김치 프리미엄’이 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은 세계 어디에서나 가치가 통용돼 괴리율이 벌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선 금 투자 ‘포모’(FOMO·다른 사람들이 얻는 수익 기회를 놓칠까봐 투자에 뛰어드는 심리 상태) 현상과 공급 부족이 맞물리며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다만 금값은 국제 경제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변동성이 예상된다. 특히 주요국의 경제 지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발표가 금값의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금은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아지고, 금리가 낮아지면 가격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금리 인하로 채권 등의 이자 수익이 줄어들면서 실물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 정책, 중국과 인도의 금 수요 둔화까지 겹치며 금값의 변동성을 확대할 전망이다. 통상 금융시장의 불안전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화된다. 금은 전통적 안전자산이다. 1973년 스태그플레이션, 2001년 미국 경기 침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 등 무역이 위축되거나, 경기 침체를 맞을 때 금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관세 정책 및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계속될 경우, 금값 상승 압력이 다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값은 국제 정세뿐만 아니라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가격이 다시 상승할 여지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금값의 방향성을 단정하기 어렵고,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연내 금값이 지속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규칙한 관세 결정에 따른 불확실성이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며 “관세 이슈를 소화하며 금값이 급등한 만큼 레벨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서의 추가 후퇴가 없는 한 금 가격은 상반기 중 온스 당 3000달러에 도달 가능하다”며 “완화 기조가 유지되는 한 금 가격 강세 전망도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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