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이 빗썸, 삼성금융그룹 등 다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로 신규 고객 유치와 저원가성 예금 확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신규계좌 수는 지난 2월 한 달에만 약 25만좌를 훌쩍 넘겼다. 1월1일~10일 국민은행 요구불 예금 신규 계좌는 영업일 평균 5564좌였다. 이후 빗썸의 원화 입출금 계좌 연결 사전오픈 서비스를 시작한 20일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1월 20일~31일 영업일 평균 신규 계좌수는 2만1182좌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2월에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매주 5만~7만좌가 넘는 요구불 예금계좌가 만들어졌다. △3일~7일 6만7260좌 △10일~14일 5만5525좌 △17~21일 5만6490좌 △24~28일 7만4160좌 씩이다.
국민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KB스타뱅킹’ 신규 가입도 1월1일~10일 영업일 평균 4021좌에서 1월20일~31일 1만8453좌로 크게 뛰었다. 지난달에도 매주 4만2000좌~5만8000좌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계좌 증가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양강’ 중 하나인 빗썸과의 제휴 효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를 입출금하려면 은행의 실명계좌가 필요하다. 빗썸의 기존 원화계좌는 지난 7년간 NH농협은행이었다. 그러나 오는 24일부터 빗썸 실명 계좌 담당 은행이 국민은행으로 변경된다. 이에 가상자산에 익숙한 2030 세대의 유입과 함께 빗썸의 기존 원화계좌인 NH농협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의 대규모 ‘머니무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파킹통장 ‘모니모 KB매일이자 통장’을 통한 신규 고객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전체 고객이 2300만명에 달하는 삼성금융그룹과 손잡고 내달 출시하는 상품이다. 모니모 KB매일이자 통장은 삼성금융그룹 통합 애플리케이션 ‘모니모앱’에 연동되는 수시입출금통장으로, 지난해 9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고객이 이 통장에 자동이체 등을 연결하면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모니모 KB매일이자 통장 사전 예약 이벤트도 입소문을 탔다. 신상품 출시에 앞서 모니모앱에서 실시한 계좌개설 사전 예약 이벤트에는 이틀 만에 20만명이 몰렸다.
빗썸이나 삼성금융과의 제휴로 확보된 가상자산 예치금이나 저원가성 예금은 대부분 수시입출금통장 형태로 운영된다. 기본금리가 0.1%에 불과해 은행 입장에서는 2%대 예금이자보다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은행권에서 모임통장 출시 등 저원가성 예금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한 상황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모니모 KB매일이자 통장의 경우는) 아직 사전이벤트 단계라 효과를 단정 짓기는 이르다”면서도 “이를 고려하더라도, 신규 고객 유치뿐만 아니라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나는 효과는 확실히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