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 정원 느는데 취업은 절벽…“무리한 증원 탓”

간호대 정원 느는데 취업은 절벽…“무리한 증원 탓”

3년 새 채용 30% 감소…“교육 환경 개선해야”

기사승인 2025-03-06 14:51:54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간호대 입학 정원은 늘고 있지만 의정갈등 장기화 여파로 간호사 채용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아무런 대책 없이 정원만 늘리기보다 교육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대한간호협회(간협)가 발간한 ‘전국 간호대학 입학 정원 및 요양기관 활동 간호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병원급 이상(요양병원 제외)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수는 2021년 전년 대비 1만5305명 증가했다. 이후 2022년에 1만2354명으로 둔화됐고 2023년에는 1만228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시작되면서 의료기관 간호사 채용은 줄어들었다. 2024년에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였던 2021년보다 30%(4574명) 가까이 감소한 1만731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지난해 간호사 수가 2512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간호사 채용문은 좁아졌지만 간호대 입학 정원은 매년 증가했다. 2021년 2만1443명, 2022년 2만2030명, 2023년 2만2860명, 2024년 2만3560명, 2025년 2만4560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2026년 간호대 정원은 간호사 취업난을 고려해 2025년 정원으로 동결됐다. 간호대를 졸업한 신규 간호사 수는 2021년 2만1741명, 2022년 2만3363명, 2023년 2만3359명, 2024년 2만3567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의료기관의 간호사 채용은 줄고 있지만, 최근 5년 새 간호대 입학 정원은 3117명 늘어나 앞으로 배출될 신규 간호사들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취업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간호계 관계자는 “간호대 입학 정원을 늘리기만 하면 교육의 질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실습 환경과 교수진 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증원에 따라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인력을 배출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간호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져 환자 안전까지 위협하게 될 수 있다”면서 “질적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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