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휴학 종용에 의협 뒷짐…“학생 스스로 결정”

의대생 휴학 종용에 의협 뒷짐…“학생 스스로 결정”

“적절한 행위 아니지만 주체적으로 판단할 일”
사직 전공의 입대 문제 헌법소원·행정소송 준비

기사승인 2025-03-14 15:29:53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개최했다. 신대현 기자

일부 의대생의 수업 방해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학업을 이어가고 싶은 의대생들은 선배들의 따돌림이 무서워 복귀를 꺼린다. 중재에 나서야 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대생들은 성인이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인다”며 뒷짐을 지고 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진행한 정례브리핑을 통해 학내에서 집단적 수업 방해와 휴학 종용 등이 일어나고 있는 데 대해 입장을 묻자 “학생들의 일이라 지금껏 얘기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김 대변인은 “의대 특성상 선배를 무서워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인인 대학생이 의사결정을 주체적으로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 대학 교수님들을 통해 사안을 파악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스스로 잘 결정하고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의대별 수업 참여 현황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압박을 이기지 못한 신입생들은 수업 불참 의사를 전하고 있다. 의대에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선배가 휴학이나 수강 철회를 종용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정부가 운영하는 ‘의과대학 학생 보호·신고센터’에는 의대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다른 재학생들에게 수업 거부 또는 휴학을 강요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교육부의 수사 의뢰를 받아 연세의대 학생들의 수업 방해 의혹을 조사 중이다. 정부는 엄정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의협은 수업 방해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개입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의도가 어떻든 간에 상대방이 압박으로 느꼈다면 적절한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맞다”고 전했다.

‘의협 부회장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권한을 휘둘러 젊은 의사들이 두려워하고 의협을 좌지우지하며 교수들이 상처를 입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알고 있지만 이 사태가 해결되면 봉합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박단 부회장은 11명의 의협 부회장 중 한 명으로 대표성을 갖고 있다”면서 “그가 의협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SNS에 올리는 글에 과한 표현이 있어 설왕설래가 있긴 하지만 그로 인한 문제에 대해 의협이 입장을 표하기 보단 개인이 입장을 전달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사직 전공의 군 입대 문제에 관해선 헌법소원 및 행정소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군 미필 전공의 중 일부가 공중보건의사로 입영했고, 오는 17일에는 군의관으로 선발된 630여명에 대한 소집이 진행된다.

김 대변인은 “이번에 국방부가 훈령을 개정해 입대하게 된 것으로 가능하면 빨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면서 “로펌을 선정 중이며 이르면 이달 안에 행정소송을 하고 헌법소원도 원고 모집이 끝나는 대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