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해 직접 사과하며,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홈플러스 경영진은 밀린 납품대금과 임대점포 정산금 등 상거래 채권을 전액 순차적으로 변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 출연 요구 등에는 홈플러스 정상화와 관련해 이야기할 사안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조주연 “시간 걸려도 상거래채권 모두 지급”
홈플러스는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업 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먼저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모두 발언에서 “이번 회생절차로 인해 불편을 겪고 계신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 등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많은 분들의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회사를 정상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지난 6일부터 상거래채권 지급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3일까지 상거래채권 중 3400억원을 상환 완료했으며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업자 채권은 곧 지급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3일 기준 현금시재가 약 1600억원이며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도 문제가 없다”며 “협력사와 임대점주들께 지불할 상거래채권은 순차적으로 지급 중이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지급할 것”이라며 책임 있는 변제를 약속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영업 실적에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조 사장은 “회생절차가 개시된 지난 4일 이후 한 주간 매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동기 대비 13.4%나 증가했고, 객수도 5% 증가했다”며 “식품특화 매장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점포의 매출 증가 및 온라인부문의 성장, 멤버십 회원 수가 1100만명을 초과하는 등 고객기반이 크게 늘어난 데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정산계획과 관련해선 “거래처가 수천군데인데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급이 된다“며 “매일 지급되는 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하는 분의 숫자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 “부도 막는 길, 회생 밖에 없어”
홈플러스는 이날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도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론도 부각되는 가운데,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은 회생절차는 주주가 가장 큰 희생을 당하는 절차라고 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홈플러스의 부도를 막는 길은 회생 밖에 없다며,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3조1000억가량을 투자했고, 김 부회장 본인은 홈플러스로부터 월급을 일절 받지 않았으며, MBK파트너스도 홈플러스로부터 관리보수를 받은 적 없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회생신청을 사전에 준비했다는 의혹과 회생계획안에 점포 추가 매각이 포함됐다는 의혹 등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점포 매각이나 임대료 재조정 등에 대해선 “회생 개시로 회사가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이 진행 중이었으나 회생으로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서는 “홈플러스 간담회에서 말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홈플러스는 채권조사와 재산실태 및 기업가치 조사 등을 거쳐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대해 마트노조 측은 “김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답변을 직접 진행했으나, 정작 MBK의 책임에 대해서는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실질적으로 직접 경영하는 상황에서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8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는 김광일, 조주연 두 대표이사가 참석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MBK 김병주 회장의 배임 의혹 등 다양한 질의가 오고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홈플러스는 8개 전업 카드사들의 상품권 결제 중단과 최근 ‘미성년자 교제’ 의혹이 불거진 김수현과의 모델 계약으로 악재가 겹치고 있어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