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은 단순한 법률 체계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도구이며, 시대적 흐름에 따라 재구성되는 살아 있는 원칙이다.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출신인 황도수 건국대 교수는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신간 《네 것 내 것 정의롭게, 내 ‘법’그릇 챙기기》를 출간했다.
이 책은 기존 법학적 접근을 넘어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헌법을 분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황 교수는 “법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며 인류의 지성을 이어받아 발전시켜온 질서”라고 강조한다. 그는 세계사 속에서 법이 어떻게 정의와 분배의 원리를 형성해왔는지 설명하며, 헌법이 단순한 법조문이 아니라 사회적 계약의 결과물임을 강조한다.
황 교수는 “우리 사회는 세계사 교육을 소홀히 하면서 법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법이 사회에서 실현하는 정의의 개념을 알면 정치, 경제,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법과 정의, 질서의 개념을 탐구하며, 법이 어떻게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도구로 작용하는지 설명한다. 2부에서는 고대 군주제부터 현대 복지국가에 이르기까지, 법을 통한 분배 정의 실현 과정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법이 정의를 구현하는 방식과 복지국가의 법적 기반을 분석한다.
황 교수는 특히 “법이 다루지 않는 분야는 없다”며 “우리 헌법은 단순한 자본주의 논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게도 기회를 보장하는 복지주의적 원칙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자유주의가 30~40년간 지배한 현대 사회에서 법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법을 이해하는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가 점점 양극화되는 현실에서 법이 정의로운 분배를 실현하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네 것 내 것 정의롭게, 내 ‘법’그릇 챙기기》는 법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서술되었다. 법이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게 하며, 시민들이 법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황 교수는 “헌법은 단순히 국가가 국민을 통제하는 수단이 아니라 국민들이 스스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도구”라며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헌법과 법의 본질을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1989년부터 1999년까지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연구관으로 근무했으며 2020년부터 6년간 변호사 활동을 거쳐 2006년부터 건국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20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장과 2015년 한국재정법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