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결정문 작성에 매진하고 있다. 선고일 직전까지 평의를 몇 차례 더 열어 최종 결정문을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헌재의 판결을 두고 범국민적인 관심이 쏠린다. 국회 탄핵소추가 이뤄진 지 거의 넉 달 만에 헌재가 결론을 내면서, 오랜 숙고의 결과를 마주할 때가 됐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부터 선고까지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역대 대통령 탄핵사건 중 최장 기간 숙의 사례로 남게 됐다.
당초 법조계에선 과거 전례를 고려해 변론 종결 이후 2주가 지난 3월 초·중순께 선고를 전망했다. 그러나 재판관들이 한 달 내내 비공개 평의만 이어가며, 심리를 매듭짓지 못했다. 선고가 지연될수록 재판관 불화설 등 각종 설과 추측도 난무했다. 일각에선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18일 전 선고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과 최근엔 이른바 ‘5대3 데드락’(교착상태) 설까지 제기됐다.
사회적 피로감도 극에 달했다. 헌재 일대를 경비하는 경찰은 탈진 증상에 시달렸고, 시민들도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던 4월 첫 날, 드디어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시점이 정해졌다. 헌재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4일 선고가 대한민국 헌정사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어떻게던 결론은 나게 돼 있다. 우리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중요한 건 헌재의 태도에 달려 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유불리에 휘둘려선 안 된다. 내란 사태로 무너진 헌정질서 수호에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법치와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를 지키는 것만이 양심과 역사 앞에서 떳떳할 수 있다. 오직 헌법과 법률, 사실에 기반해 판단해야 한다.
선고가 미뤄지면서 지체된 시간만큼 헌재는 신뢰도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국민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헌재가 본연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선고가 내려져도 그간의 혼란과 헌재에 대한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무너진 헌재의 신뢰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본질에 충실한 판결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헌재는 국민들의 염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어지럽혀진 국정을 정상화하고 공동체 안정을 회복하는 일일 것이다. 헌재가 헌법에 기반한 정의롭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