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걸린 아이 ‘횡문근융해증’ 증가…“소변색 짙으면 병원 찾아야”

독감 걸린 아이 ‘횡문근융해증’ 증가…“소변색 짙으면 병원 찾아야”

급성 신부전·신손상 등 합병증 위험
“보호자 세심한 관찰과 빠른 판단 필요”

기사승인 2025-04-14 14:17:42
봄철 학령기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최근 소아·청소년의 인플루엔자(독감)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독감에 걸린 후 ‘횡문근융해증’이 나타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소청병협)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협회 회원 병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독감 환자 중 횡문근융해증으로 인한 근육통, 보행장애, 짙은 소변 등 임상 증상이 나타난 사례가 78건에 달했다고 14일 밝혔다. 환자의 64%는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횡문근융해증은 골격근이 손상되고 근세포 속 물질들이 혈액으로 유출되는 질환이다. 특히 미오글로빈에 신장이 손상돼 급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아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횡문근융해증은 바이러스 감염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급성 신장 손상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4주차(3월30일~4월5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는 외래환자 1000명당 16.9명으로, 지난달 이후 4주 연속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연령별로 13~18세(56.1명), 7~12세(53.8명) 순으로 높은 발생을 보여 학령기 소아·청소년층이 봄철 인플루엔자 유행을 주도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최용재 소청병협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B형 독감은 일반적으로 경증으로 알려졌지만, 올해는 일부 아동에서 바이러스성 횡문근융해증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소청병협은 독감 회복기에 아이가 평소와 달리 근육통을 보이거나 움직임이 이상할 경우 즉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소아는 본인의 증상을 명확히 표현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과 빠른 판단이 중요하다”면서 “독감 후 회복 중인 아동이 심한 근육통을 호소하거나 걸음이 불편하고, 진한 소변색을 보이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횡문근융해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액 치료와 함께 전해질을 조절해 회복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전국 병원 네트워크를 통해 관련 사례들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라며 “보건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대책 마련과 함께 소아·청소년 전문의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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