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앞둔 尹, 출석 방식 도마 위…“지하 출석 불가” vs “노출 막아달라”

특검 앞둔 尹, 출석 방식 도마 위…“지하 출석 불가” vs “노출 막아달라”

기사승인 2025-06-26 20:41:36
윤석열 전 대통령. 유희태 기자

오는 28일 특검 출석을 앞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으나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26일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28일 오전 9시 서울고검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4일 윤 전 대통령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전날 “윤 전 대통령 측이 특검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윤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10시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공개 망신식 소환은 수사가 아닌 정치”라며 비공개 출석을 기본적으로 요청했다. 이어 “이는 검찰 인권보호수사규칙에 근거한 것으로 사생활과 명예 보호를 위한 법령상 조치”라며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에서도 검찰은 비공개 출석을 허용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언론 브리핑에서 “출석 장소나 시간이 다 공개된 이상 비공개 소환 요청이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윤 전 대통령 측이) 저희한테 요구한 건 지하 주차장으로 출입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노무현 전 대통령 누구도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온 적이 없다”며 “출입 방식 변경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대리인단에) 말했다”고 전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출석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지하 주차장을 이용한 것은 현직 대통령 신분이었기 때문이었고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내란 재판에는 공개 통로를 이용해 출석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반 피의자와 윤 전 대통령을) 달리 대우하는 것 자체가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관점에서 좀 봐야 하지 않냐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지하 주차장 출입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검의 출석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이날 오후 3시30분쯤 제출했다”면서 “출석 조사를 사실상 거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5일·12일·19일 세 차례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죄가 성립되지 않고 대통령이 관여·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도 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에 대해서도 ‘위헌적’이라며 정당성을 부인했으나 체포영장을 청구하자 특검의 출석 요구에는 응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양측이 약 150일에 걸친 특검 수사 과정에서 기선을 제압하고자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