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은 경호관이 경찰보다 잘 쏜다”…尹, 총기 노출 지시까지

“총은 경호관이 경찰보다 잘 쏜다”…尹, 총기 노출 지시까지

기사승인 2025-07-07 10:06:27
윤석열 전 대통령이 5일 내란 특검 2차 조사를 마치고 조은석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외부에 총기를 노출한 채 순찰 업무를 보라는 등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내란특검팀은 6일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66쪽 분량의 청구서에 이같은 내용을 담았다.

연합뉴스가 확보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앞둔 지난 1월7일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에게 “경호처는 정치진영 상관 없이 전현직 대통령 국군통수권자의 안전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나흘 뒤인 1월11일에는 관저 내 식당에서 김 전 차장, 이광우 당시 경호본부장 등과의 오찬 자리에서 “언론에서는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특공대와 기동대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걔들 총 쏠 실력도 없다. 경찰은 전문성도 없고 총은 경호관들이 훨씬 잘 쏜다”, “경찰은 니들이 총기를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만 해도 두려워할 거다. 총을 갖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라고 말한 것으로 특검은 파악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이러한 체포영장 집행 저지 시도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수사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은폐하려 한 정황도 포착했다. 지난해 12월7일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차장에게 세 차례 전화해 “수사 받고 있는 그 세 사람의 단말기 그렇게 놔둬도 되느냐”, “쉽게 볼 수 없어야 비화폰이지. 조치해라”, “빨리 조치해야 되지 않겠어?”라고 다그쳤다고 적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언급한 세 사람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