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도 몰랐던 전한길 입당…국힘, 당내 갈등 심화

지도부도 몰랐던 전한길 입당…국힘, 당내 갈등 심화

기사승인 2025-07-17 21:31:37
전한길. 연합뉴스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달 국민의힘에 입당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며 부정선거론을 주장한 인사다.

한동훈 전 대표는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전씨 입당과 관련해 “우리 국민의힘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한길 강사 같은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석열 어게인’의 아이콘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키는 것을 국민께서 어떻게 보실지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계엄 사죄를 당헌·당규에 포함하는 혁신안을 내놓은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전씨의 입당에 대해 “당에 가입하겠다는 분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당을 점점 더 위태롭게 만든다는 점이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 역시 SNS를 통해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제가 알았다면 당원자격심사위를 열어 입당을 막았을 것”이라며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계엄을 옹호하는 전씨를 즉각 출당하라”고 요구했다.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도 “이제 ‘친길(전한길)계’를 만들 것인가”라며 반발했다. 또 “계엄군이 침범한 국회에, 계엄을 옹호하고 윤 전 대통령의 복권을 원하는 자들의 행사를 열어주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 ‘나는 혁신대상이오’라며 인증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전씨는 지난달 8일 전유관이라는 실명으로 온라인 입당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다음 날 전씨의 입당을 승인했다. 전씨가 지난 14일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히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다. 토론회 전까지는 당 지도부는 전씨의 입당 여부를 알지 못했다.

정점식 사무총장은 17일 비상대책위원회가 끝난 뒤 전씨의 입당과 관련한 질문에 “6월9일 입당이 됐다. 온라인으로 입당한 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입당을 거부할 제도도 없다”고 답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입당 신청은 대부분 온라인 신청이 많다.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분들 입당을 막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