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초대형 증권사들이 1호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인가를 두고 쟁탈전에 돌입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까지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투자업계에서는 한투증권의 IMA 인가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A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 도전한 국내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다. 한투·미래에셋증권은 지난 7월 금융당국에 IMA 사업자 인가를 신청했다. NH투자증권은 윤병운 사장을 총괄책임자로 하는 테스크포스팀(TFT)을 조직해 올해 3분기 내 인가 신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IMA는 고객 예탁 자금을 통합해 기업금융 관련 자산(70% 이상) 등에 운용한 뒤 얻은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계좌다.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투자 대상별로 연 4%의 중수익 일반형 상품과 연 6~8%의 고수익 투자형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특히 운용자산의 5%를 손실충당금으로 우선 적립하도록 해 손실 발생 시에도 원금은 책임지는 구조다.
대형 증권사들이 IMA 사업자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은 해당 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IMA는 원금이 보장되지만, 발행어음과 달리 실적배당형 상품이다”라며 “이에 따라 성과보수를 자유롭게 설계해 고객 투자성향에 맞는 다양한 수익-위험 구조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증권사의 기업금융 시장 영향력 확대와 신규 수익기반 확보 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IMA를 도전하는 증권사들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인가 요건인 자기자본 8조원을 충족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664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7% 급증했다. 한투증권도 69% 뛴 577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에 따라 상반기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미래에셋증권 10조2000억원, 한투증권 10조5200억원으로 확대됐다.
NH투자증권도 2분기 25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3% 늘었다. 다만 상반기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약 7조5000억원으로 IMA 인가 요건을 미충족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65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증을 마무리하면 인가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투자업계에서는 한투증권이 1호 IMA 증권사 선정에 가장 유력할 것으로 내다본다. 발행어음 호조에 힘입어 운용 역량을 꾸준히 제고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투증권은 지난 2017년 11월 발행어음 관련 단기 금융업 인가를 가장 먼저 받아낸 증권사다. 상반기말 발행어음 잔고는 17조9700억원 수준으로 경쟁사 가운데 가장 높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수치다.
다만 내부통제 이슈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보면, IMA 사업이 가능한 종투사 지정을 위한 현행 요건에는 내부통제 미흡 등을 살피는 사회적 신용 충족이 포함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기존에도 종투사를 지정할 때 내부통제 관련된 이슈들은 다 점검을 하고 있다”라며 “IMA 지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심사 등은 감독원에서 실무적으로 진행한다. 이 경우 이해상충과 내부통제 기준 등을 반드시 보게끔 요건상 명시됐다. 당연히 중점 심사 사항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의 제재관련 공시를 보면 한투증권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기관경고 2건, 기관주의 1건의 제재를 받았다. 합산 과태료는 45억800만원에 달한다. 금감원이 지적한 문책 사항은 △투자일임업자의 불건전 영업행위 금지 위반 △신탁업자의 불건전 영업행위 금지 위반 △전자금융거래 안전성 확보 의무 위반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부당권유 금지의무 위반 등이다.
한투증권은 내부통제 강화를 추진하는 상태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에 참여하는 등 내부통제 역량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