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애마부인’ 향한 응원…만삭 이하늬도 움직인 ‘애마’ [쿠키 현장]

그 시절 ‘애마부인’ 향한 응원…만삭 이하늬도 움직인 ‘애마’ [쿠키 현장]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

기사승인 2025-08-18 13:03:33
배우 이하늬가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만삭 이하늬가 공식석상에 섰다. 다음주 출산을 앞뒀지만 작품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전언이다. 그만큼 이하늬가 자신하는 2025년판 ‘애마’의 매력은 무엇일까.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동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이해영 감독, 배우 이하늬, 방효린, 진선규, 조현철이 참석했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 이야기다.

이해영 감독은 기획의도에 대해 “80년대 초반은 성 영화가 정책적으로 활발하게 제작되던 시절이었다. 모순적으로 굉장히 강력한 심의와 가위질이 있었다”며 “이 아이러니를 지금 제 입장으로 해석하면 새로운 메시지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밝혔다.

이하늬는 1980년대 당대 최고 톱배우 정희란 역을, 방효린은 정희란이 거절한 ‘애마부인’ 주연을 꿰찬 신인 신주애 역을 맡았다.

당초 이하늬는 출산이 임박해 비대면으로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함께했다. 그는 “둘째 출산은 빠르다고 해서 제 컨디션이 예측이 안 됐다. 너무 오고 싶은데 약속을 못 지킬까 봐 끝까지 고민했다”면서도 “오늘 나오진 않을 것 같아서 가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이하늬와 이해영 감독은 영화 ‘유령’에 이어 ‘애마’로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이하늬는 “‘아’ 하면 ‘아’ 하고 ‘어’ 하면 ‘어’ 하는 사이”라며 “질리지만 재밌고 치열하게 작업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힐이 높아서 못 신는데 바스트 신에서 편한 신발을 신었더니 바로 무전기가 오더라. ‘하늬가 힐을 안 신었나 봐’ 하셨다. 100% 조련이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애마’가 첫 주연작인 방효린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류했다. 그를 발굴한 이해영 감독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마침내 만났다’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주애는 기성 배우가 연기하는 신인 배우가 아니라, 신인 배우가 본인을 연기하는 느낌이길 바랐다. 몇천 분 중 이렇다 할 배우를 못 봤는데 지난한 오디션 끝물에 극 중 주애처럼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방효린은 이 감독 기대에 맞게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그는 “주애가 굉장히 당차고 자기만의 생각과 신념이 뚜렷하다. 그것도 굉장한 매력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이나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이게 저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체중 증량이나 탭댄스, 승마 등을 배우면서 캐릭터에 다가갔다”고 말했다.

두 여성의 연대를 그리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하늬와 방효린의 호흡도 관심을 모은다. 이하늬는 방효린을 “놀라운 배우”라고 언급하며, “너무 오랜만에 보는 에너지였다. 단단하게 자기 색을 지키는 사람을 보면 반갑지 않나. 볼 때마다 아름답고 귀하다고 생각했다. ‘애마’가 공개되면 아는 척도 못 할 슈퍼스타가 되지 않을까 얘기했었다”고 치켜세웠다.

배우 진선규(왼쪽부터), 방효린, 조현철이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애마부인’ 제작사 신성영화사 대표 구중호, ‘애마부인’ 메가폰을 잡은 신인 감독 곽인우는 각각 진선규, 조현철이 연기했다.

진선규는 캐릭터 준비 과정을 묻는 말에 “‘난 잘났다’, ‘난 다 할 수 있다’ 같은 매력이 뿜어져 나오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 2시간 넘게 분장을 받았다는 그는 “기초만 9가지 해주셨다. 매일 신부화장을 했다. 하면 할수록 얼굴에서 빛이 나더라. 그래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하늬, 방효린 케미스트리 못지않게 진선규, 조현철 브로맨스가 대단하다는 후문이다. 조현철은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 주셨다. 저도 선배님처럼 현장을 편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연기할 때도 너무 편했다”며 진선규에게 공을 돌렸다.

화려하게 펼쳐지는 1980년대 충무로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해영 감독은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것에 대한 집착이 있다. 극성을 부려가면서 어떻게든 구현하려고 했다”면서도 “‘고증을 충실하게 따르되 갇히지는 말자’는 전제로 출발했다. 볼거리, 들을거리가 번쩍거릴수록 이 시대가 얼마나 야만적이었는지, 폭력적이었는지 느껴지도록 만들었다”고 짚었다.

여기에 이하늬가 당대 서울 사투리를 완벽히 구현해 시대적 분위기를 한층 더 살린다. 이하늬는 “서울 사투리, 특히나 공식석상 여배우의 간드러지는 톤을 위화감이 들 수도 있지만 과감하게 녹여내고 싶었다”며 “MZ 시청자한테는 코미디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질적이지만 색다르다고 느낄 수 있는데,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애마’는 단순히 ‘애마부인’ 주인공을 뜻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이해영 감독은 “시대와 대중 욕망을 응집한 아이콘 같은 존재로 넓게 해석하고 싶었다”며 “애마로 그 시절을 살았다는 것은 굉장히 많은 편견, 폭력적인 오해를 견딘 것이다. 그 시대를 애마로 살았던 존재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1980년대를 상징하는 오리지널 ‘애마부인’을 비트는 ‘애마’가 줄 고차원적 재미 역시 기대된다. 약 20년 전 이 작품을 기획했었다는 이해영 감독은 “시대가 변했고 매체가 다변화됐고 제 시야도 넓어지고 유연해졌다. 다시 얘기를 꺼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하늬는 “재해석할 수 있는 타이밍이 와서 이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애마부인’과 ‘애마’ 간극이 즐길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애마’는 22일 공개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