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 車 소유 줄고, 카셰어링 급성장… 완성차 산업 판 흔든다

20~40대 車 소유 줄고, 카셰어링 급성장… 완성차 산업 판 흔든다

자동차, 2030에겐 필수재 아닌 선택재
“사회 초년생 및 1인 가구 중심으로 카셰어링 이용 확대”

기사승인 2025-08-29 06:00:05 업데이트 2025-08-29 11:25:14
대한민국 3대 카셰어링 업체. 쏘카, G카, 투루카 제공


고물가·고금리 시대, 자동차는 더 이상 2030 세대에게 필수재가 아니다. 20~40대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감소한 반면, 필요할 때만 빌려 타는 카셰어링 이용 규모는 팬데믹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 무게중심이 ‘소유’에서 ‘이용’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29일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등록현황보고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 7월~2025년 7월) 20~40대 자동차 등록 대수는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20대는 약 55만4000대에서 50만1000대로 9.5% 줄었고, 30대는 310만8000대에서 297만8000대로 4.2% 감소했다. 40대 역시 534만1000대에서 509만4000대로 4.62% 줄었다. 

반면 카셰어링은 성장세다. 앱을 통해 예약·결제·반납까지 비대면으로 가능한 카셰어링 서비스는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2030 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며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G카는 2030 소비자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G카 제공.

투루카가 쿠키뉴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7월에 비해 2025년 7월 20대 이용자는 250%, 30대는 9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30 전체 이용 증가율은 약 3배 늘었다. 코로나19 엔데믹이 불러온 국내 여행 붐이 번졌던 2022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를 비교하면 160% 늘었다. 

업계도 이 같은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 G카 관계자는 “차량 구매와 소유에 대한 니즈는 줄고 있지만, 개인 이동 수단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는 카셰어링 산업 전체가 성장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층이 카셰어링에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차량 구매부터 보험료, 세금, 유지비까지 고정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세대별 소비성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30 세대의 가처분소득은 2014년 월 348만원에서 지난해 346만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소비성향도 2.1%포인트(p) 낮아졌다. 이런 경제적 여건 속에서 카셰어링은 소유 부담을 덜어주는 합리적 선택지로 부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쏘카는 전국 120여개 지역에 5000개의 거점을 구축하며 소비자 접근 인프라를 확대했다. 쏘카 제공.

기술 발전과 서비스 다양화도 성장 요인이다.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확산으로 차량 제어가 간편해졌고, 비대면 앱으로 24시간 예약·반납이 가능해졌다. 원하는 장소에 차량을 배달하거나 한쪽에서 빌려 다른 곳에 반납하는 ‘편도 서비스’도 보편화됐다. 특히 쏘카는 전국 120여개 지역에 5000개 거점을 구축하며 인프라를 확대했다.

이용자들은 필요할 때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를 쓸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카셰어링 플랫폼을 15번 넘게 이용한 이진규(23·군산) 씨는 “여러 명이 함께 이동하면 대중교통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편리하다”며 “장기적으로 카셰어링이 더 저렴하다면 굳이 차를 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태규(25·대구) 씨는 “관리비와 세금이 아까워 차보다는 카셰어링을 택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단기 대여에 머물지 않고 장기 상품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쏘카의 ‘쏘카플랜’, G카의 ‘G car M', 투루카의 ’장기렌트 서비스‘ 등은 자차 구매가 부담되는 이들에게 1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현대차가 제공하는 차량 구독 프로그램인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 현대차 제공. 

완성차 업계도 변화에 동참 중이다.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 KG모빌리티 등 완성차 업계도 장기 구독·렌탈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월/일 단위 차량 구독 프로그램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을 운영하며, KG모빌리티는 지난달 차량 구독 서비스 ‘KGM모빌링’을 출시했다. 완성차 업계 전반적으로 ‘판매 중심’에서 ‘이용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미래자동차과정 교수는 “주차 여건이 부족한 도심 주거 형태, 저출생·비혼 등 사회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자기 소유보다는 필요할 때만 차를 이용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박 교수는 “이 흐름이 장기적인 대세가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면서도 “차 소유가 어려운 사회 초년생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카셰어링 이용량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소비자학계에서는 이를 소비문화의 구조적 전환으로 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소유보다 사용에 익숙하고 다양성을 추구한다”며 “자동차 역시 꼭 사야 하는 ‘필수재’가 아니라 여러 대를 경험할 수 있는 소비재로 보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셰어링 업계도 최대 경쟁자를 특정 기업이 아니라 ‘차 소유’ 자체로 본다. 쏘카 관계자는 “가장 큰 경쟁자는 특정 기업이 아니라 차량 소유 자체를 대하는 소비자 인식이다”라며 “소비자들이 차를 반드시 사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공유경제와 기술 발전이 맞물린 만큼, 카셰어링은 앞으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더 확산될 전망이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김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