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항공’ 기업 결합에 괌 노선 초과 공급…경쟁사는 노선 ‘운항 중단’

‘통합 대한항공’ 기업 결합에 괌 노선 초과 공급…경쟁사는 노선 ‘운항 중단’

기사승인 2025-08-28 17:32:48
대한항공과 통합 계열사에서 ‘과잉 공급’ 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경쟁 항공사에서 노선 운항 중단에 나섰다. 사진=제주항공 제공

‘인천~괌’ 노선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해당 노선 증편에 나서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당시 ‘2019년 대비 공급좌석 90% 이상 유지’ 조치에 합의하면서 빚어진 상황이다. 이처럼 특정 노선의 수요 감소에도 공급이 늘어나는 ‘초과 공급’ 상태에 직면하면서, 경쟁 항공사들이 노선 운항 중단에 나서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과 통합 계열사인 진에어·에어서울이 괌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공정위의 ‘2019년 공급 좌석의 90% 이상 유지’ 조건 이행을 위한 조치다.

이에 대한항공은 최근 인천~괌 노선 운항을 주 14회에서 21회로 증편했으며, 진에어도 주 7회에서 14회로 2배 늘렸다. 에어서울은 오는 10월 26일부터 해당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문제는 해당 노선의 여객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운항을 되레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올해(1~7월) 인천~괌 노선의 여객 수는 약 37만8000명으로, 2019년 대비 약 29만1000명(43.5%) 줄었다. 업계는 △매년 변화하는 여행 수요 △달러 강세 △현지 물가 상승 등으로 괌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항공과 통합 계열사에서 ‘과잉 공급’ 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경쟁 항공사에서 노선 운항 중단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괌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12년 9월 운항 이후 13년 만이다. 티웨이항공 역시 오는 10월 20일부터 11월 16일까지 약 한 달간 괌 노선을 운항하지 않는다. 이번 노선 중단은 경쟁 항공사들의 공급 확대로 인한 사업 계획 변경과 여행 수요 변화에 따른 조치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같은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또한 해당 노선의 여행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노선 운항 중단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괌 노선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환불 조치와 함께 타사 항공권을 안내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특정 노선 초과 공급 현상과 관련해 공정위의 ‘공급 좌석의 90% 이상 유지’ 조치를 노선별 수요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소비자 편익을 위해 내린 공정위의 이번 조치가 경쟁 항공사의 운항 중단으로 이어지게 되면 오히려 소비자 선택권 제한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며 “시정 조치 노선의 수요를 면밀히 점검해 항공시장 현실을 반영한 선별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