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독일식 흡수통일 어려워…단계적 방식 필요”

정동영 “독일식 흡수통일 어려워…단계적 방식 필요”

“서독·동독 기술협력처럼 남북 경제 격차 줄여야”

기사승인 2025-09-30 21:18:37 업데이트 2025-09-30 21:51:49
정동영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과 단계적이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통일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흡수통일에 대해서는 한반도 상황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열린 ‘2025 국제한반도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동독의 성격이 다르다. 북한은 정치적 실체가 있다”며 “냉전이 끝나면서 소련의 위성국가인 동독이 무너졌지만, 한반도에서 베를린 장벽 붕괴 같은 사건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의 분위기가) 평화적으로 전환돼야 접촉과 교류를 논의할 수 있다”며 “갑작스러운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북한의 두 국가론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두 국가 형태는 전례 없는 제안이 아니다. 30년 이상 유지하고 지향한 과제”라며 “대한민국이 적대행위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전했다.

이어 “강대국의 편의적인 결정으로 만들어진 분단을 거부하고, 평화통일의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서독과 동독의 기술협력 사례를 들어 남북의 경제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폭스바겐이 동독에서 생산한 엔진을 다시 서독으로 들여온 사례가 있다”며 “꾸준히 이어진 경제교류가 통일 이후 경제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동독·서독의 국경불가침 조약을 꺼내 “(당시) 양측 체제 고착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동방정책 등으로 교류와 협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