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처음에는 적(敵)으로, 지금은 도우미로 미래에는 파트너로...
알파고(AlphaGo)는 인간을 깨뜨려 각성하게 했고, 챗GPT는 인간 곁에 와서 함께 걷게 했다. 이제 미래의 AI는 인간의 내면까지 이해하며, 삶의 파트너이자 동반자로 자리할 것이다.
2016년 알파고가 등장했을 때와 2022년 챗GPT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의 사회적 분위기는 매우 달랐다. 2016년, 알파고의 등장 당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단순한 바둑 경기를 넘어 인류와 기계의 대결처럼 여겨졌다. 인간의 두뇌가 자랑하던 마지막 영역까지 AI가 들어왔다는 충격과 두려움이 있었고, 많은 사람이 스스로 한계를 본 듯한 허무함과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에 대한 경외심이 일었다.
바둑으로 태어난 알파고는 방대한 데이터와 딥러닝, 강화학습으로 인간의 직관까지 모방하지만 바둑이라는 한정된 규칙 세계 안에서만 작동했다. 세계적인 바둑 천재 이세돌에게 4:1로 승리한 알파고는 인류가 AI는 언젠가 우리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체감시켰고, 두려움과 동시에 AI 연구 열풍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기였다.
2022년, 챗GPT의 등장으로, 알파고가 한 번의 충격이었다면, 챗GPT는 생활 속 파도처럼 밀려 들어왔다. 학생, 직장인, 연구자, 예술가 모두가 내 옆에서 대화하듯 함께하는 지능을 처음 경험한 순간이었다. 단순한 기술적 놀라움을 넘어 일상과 삶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과 동시에 일자리 불안, 정체성 혼란 같은 복잡한 감정이 교차했다.
특정 영역에 갇히지 않고 언어 전반을 다루는 범용 AI로 지식, 글쓰기, 코딩, 상담, 창작 등 광범위한 활용이 가능했고 사람과 '대화'를 하며 인간적인 친근감을 제공했다. 일상에 직접적인 글쓰기, 학습, 생산성 도구로 자리 잡았으며 창의성의 파트너로 부상, 예술·연구·교육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내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확산되었고 "인간의 고유한 영역은 어디까지일까?"라는 철학적 질문까지 제기되었다.

알파고는 인류가 자신보다 훨씬 강한 상대를 마주하며, 충격과 두려움 속에 무릎을 꿇은 순간 우리는 도전받는 존재가 되었으며, 챗GPT는 강력한 경쟁자가 아니라 곁에 앉아 함께 대화하는 동반자처럼 다가왔다. AI가 우리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존재"로 느끼게 한 것이다. 결국, 알파고는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며 각성을 주었고, 챗GPT는 인간의 가능성을 넓히며 변화의 길을 열어주었다.
나는 알파고와 챗GPT)를 생각할 때 다음 세대의 인공지능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감히 말할 수 있다. 앞으로 나타날 AI의 방향은 멀티모달 AI로 눈·귀·손을 가진 AI의 등장이다. 지금은 텍스트·음성·이미지를 따로 다루지만, 앞으로는 영상, 로봇 제어, 촉각까지 통합하여 사람의 말을 듣고 표정을 읽으며, 팔로 동작까지 하는 피지컬 AI의 등장이다. 그리고 나만의 AI 비서가 가능하다. 사람마다 생활·가치관·감정을 이해하는 개인 맞춤형 AI 파트너가 등장할 것이며 단순한 도우미가 아니라, 평생 함께하는 파트너이자 동반자로 발전될 것이다.
지금은 인간이 요청해야 움직이지만, 미래에는 상황을 파악해 먼저 제안하고 행동할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 넘는 창조적 AI가 등장할 것이며 알파고가 바둑의 새로운 수를 보여준 것처럼, 앞으로의 AI는 예술·과학·철학에서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통찰을 던질 수 있다. 이제 AI는 인간이 '배우는 주체'에서 함께 '창조하는 동반자'로 바뀌는 것이다.
그리고 특정 분야의 AI가 아닌 AGI(인공 일반 지능,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도래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은 매우 흥미롭다. AGI 도래 시기에 대한 일반적 전망으로 AI Multiple이 분석한 다수의 예측을 보면, 대체로 2040년에서 2060년 사이에 AGI가 나올 확률이 50% 정도라는 응답도 있었지만, 80,000 Hours는 기술 발전 흐름을 고려할 때, 2030년경이 AGI 도래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AI는 이제 우리 곁으로 다가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