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가른 KF 21·블랙 이글스 곡예…‘서울 ADEX 2025 퍼블릭데이’ [현장+]

가을 하늘 가른 KF 21·블랙 이글스 곡예…‘서울 ADEX 2025 퍼블릭데이’ [현장+]

기사승인 2025-10-17 17:30:37 업데이트 2025-10-17 17:31:11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아덱스 개막 축하 곡예 비행. 이수민 기자

“방산 덕후로서 오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17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아덱스(ADEX·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5’ 퍼블릭 데이 현장에서 만난 이세찬(11)군은 이렇게 말하며 방긋 웃었다. 이군은 “우리 힘으로 만든 KF-21을 직접 보게 된 것이 가장 좋았다”며 “군용기를 타보거나 전장과 비슷하게 꾸며진 VR로 체험하면서 정말 실감났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한 ‘ADEX(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퍼블릭 데이’에는 이른 아침부터 가족과 친구 단위의 관람객이 몰리며 활기를 띄었다. 관람객들은 각종 체험 부스를 오가며 무기 시연과 전시를 관람하고, 업계 관계자 및 파일럿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의 열기를 함께했다.

오전 10시쯤 공포탄 소리가 축포처럼 울리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는 행사 중 발생할 수 있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예방하기 위한 절차로, 곧이어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화려한 곡예비행이 이어지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에어쇼에는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들이 등장한 데 이어 국산 고등훈련기 T-50이 공중 곡예를 선보였다. 이후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의 국내 최초 독자 개발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KF-21’도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고난도 기동을 펼치며 위용을 과시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KF-21 시범비행에서는 고난도 기동에 필요한 G-포스(중력가속도) 제한 조건이 해제돼 고속 급선회(하드턴), 배면비행, 수직상승, 롤 기동(회전), 저고도 고속(550kts) 지면 통과(플라이바이) 등의 고급 기술이 이어졌다. 

아덱스에 전시된 KF 21

에어쇼 백미는 단연 국내 유일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의 비행이었다. 블랙이글 편대는 약 30분 간 현란한 공중 기동을 보여줬다. 블랙이글은 공중에서 편대의 모양을 자유자재로 변형하며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위험천만해 보이는 기동부터, 공중에 태극문양과 무궁화를 그리기도 했다. 이들의 비행을 촬영하기 위해 찾아온 사진 및 밀리터리 애호가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장관을 기록했다. 

관람객 김윤정(48)씨는 “아이가 최근 국방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며 “전투기에 열광하는 만큼 현장체험학습 신청서까지 제출하고 함께 왔다, 무엇보다 ‘블랙이글스’를 가장 기대하고 왔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신궁 시뮬레이션’, ‘VR 무인기 지상통제실’, ‘VR 전투기 시뮬레이터’, ‘EOD 임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특히 KF-21 전투기와 블랙이글스 모형이 인기를 끌어 기념품 샵에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아덱스 현장. 이수민기자

이날 현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선 국산 무기 발전상에 대한 긍정 평가가 쏟아졌다. 황의정(79)씨는 “최근 국제 상황이 뒤숭숭한 만큼 안보에 대해 막연한 걱정이 생겨났는데 우리 군의 현 역량을 직접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진화하는 국산무기의 역량을 이렇게 선보이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혜민(41)씨도 “아이에게 국방에 대한 관심을 키워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비행기 조종사들이 이렇게 멋지게 우리 상공을 지켜주고 있다고 하니 블랙 이글스 모형 장난감과 군용 의상까지 구매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적 목적으로 다음에도 또 방문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이번 ADEX 행사의 진행이나 접근성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이상준(51) 씨는 “방산 포럼이 열리면 매번 참가하는 편”이라며 “외부에서도 일반인들이 국내 업체의 최신 기술들을 접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을텐데 전시가 비즈니스-퍼블릭으로 분리 기획돼 아쉽다”고 말했다.

박도레(79)씨는 “에어쇼를 많이 다니는 편인데, 이번에는 근거리에서 진행되지 않는 점이 다소 아쉽기도 했다”며 “무기를 가까이서 접할 기회와 문턱을 일반인들에게 넓혀주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이번 아덱스 퍼블릭 데이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펼쳐지며, 업계 종사자 중심으로 만 19세 이상만 입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시는 고양 킨텍스에서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