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에 K팝 아티스트 최초로 연설자로 참여했다.
이날 RM은 ‘APEC 지역의 문화창조산업과 K컬처의 소프트파워 (창작자의 시각에서)’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영어로 K팝의 ‘국경 없는 포용성’과 ‘강력한 연대’를 논했다.
그는 K팝을 ‘비빔밥’에 비유하며 “K팝은 힙합, R&B, EDM 등 서구의 음악 요소를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면서도 한국 고유의 미학, 정서 그리고 제작 시스템을 융합했다. 서로 다른 요소들이 각자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결과물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니다. 음악, 춤, 퍼포먼스, 비주얼 스타일, 뮤직비디오, 스토리텔링 콘텐츠, 소셜 미디어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360도 토털 패키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K팝의 성공은 특정 문화의 우월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다양성을 존중하고, 세계의 문화를 폭넓게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화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한 목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창조적인 에너지가 폭발한다”고 전했다.
RM은 K팝 산업 종사자이자 창작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빌려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자연스럽게 ‘비영어권 문화’로 분류됐고, 우리의 음악으로 주류 방송 플랫폼에 진입하는 것은 마치 ‘한국어 음악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로까지 느껴졌다. 우리의 음악을 알리기 위한 방송국의 문턱은 높고 견고했다”며 회상했다.
당시 RM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거리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무료 공연 전단까지 돌렸지만, 음악이 아닌 나라에 대한 질문이 돌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이 ‘냉정한 현실’은 ‘아미’(팬덤명)로 인해 해소됐다며 “이들은 우리의 음악을 매개체로 삼아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소통을 이어갔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담은 메시지에 영감을 받아 때로는 자발적인 기부를 진행했고, 때로는 사회적 캠페인을 진행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소수문화 지지자’로 여겨진 ‘아미’가 새로운 공동체이자 팬덤 문화로서 글로벌 문화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준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이들은 순수한 문화적 연대의 힘으로 국경을 초월한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짚었다.
문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RM은 “문화란 막힘 없이 흘러서 어딘가에 전달되고, 때로는 조화롭게 합쳐져서 K팝처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저는 이러한 문화의 창조적인 흐름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가장 역동적인 문화적 다양성을 가진 지역”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날 행사에 참여한 APEC 리더들을 향해 “전 세계의 창작자들이 그들의 창의성을 꽃피울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해 달라. 재능을 펼칠 기회의 장을 만들어 달라”며 “문화와 예술은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인이자, 다양성과 포용성을 가장 쉽고 빠르게 전달하는 매개체”라고 호소했다.
한편, APEC CEO 서밋은 21개 회원국 정상과 재계 리더가 모여 글로벌 경제 지형을 변화시키는 혁신적 산업과 새로운 트렌드를 논의하는 비즈니스 포럼이다. 올해는 ‘비욘드, 비즈니스, 브리지’(Beyond, Business, Bridge)를 주제로 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