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극적 타결…자동차·부품 관세 15% 인하 [경주APEC]

한미, 관세협상 극적 타결…자동차·부품 관세 15% 인하 [경주APEC]

연 200억 달러 한도로 2000억 달러 대미 현금투자
한국 핵잠수함 개발 논의도 진전

기사승인 2025-10-29 20:17:01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확대 오찬 겸 정상회담에서 한미 관세 협상 세부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한국은 연간 200억 달러 한도로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부품 관세가 현행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양국은 이와 함께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 진전을 이뤘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는 10월 29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대미 금융 패키지 3500억 달러는 현금 투자 2000억 달러와 한미 조선업 협력(마스가 프로젝트) 1500억 달러로 구성됐다”며 “현금 투자는 사업 진행 정도에 따라 분할 집행되며, 외환시장 영향과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로 기존 25%의 고율 관세가 적용됐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15%로 인하된다. 의약품과 목재는 최혜국 대우를 받으며, 반도체 관세는 주요 경쟁국인 대만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적용된다. 양국은 대미 투자 수익을 원금 상환 전까지 5대5로 배분하고, 추후 조정 가능성도 열어뒀다.

조선업 관련 1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해서는 한국 기업 주도로 추진되며 기업 보증도 포함된다. 한미는 국가안보회의(NSC) 산하 조선협력 협의체를 신설해 조선·에너지 분야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김 실장은 “쌀과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의 추가 개방도 방어했다”고 밝혔다.

안보 협상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관련 후속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잠수함 원료 공급을 결단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동맹 기여를 높이 평가하며, 북한 핵잠수함 개발에 대응해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필요로 하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양국 경제·외교 분야 참모가 총출동한 가운데 약 87분간 진행됐다. 양국은 지난 8월 말 워싱턴 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 만에 재회하며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