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0.25%p 금리 인하…증권가 “12월 추가 인하 예상”

美 연준, 0.25%p 금리 인하…증권가 “12월 추가 인하 예상”

기사승인 2025-10-30 10:49:35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건물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하를 결정했다. 다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일축하는 발언으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신호를 내비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종식될 경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은 29일(현지시간)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4.00∼4.25%에서 3.75∼4.00%로 내리기로 했다. 지난달 0.25%p 인하를 결정한 데 이어 약 한 달 만에 2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이후 두 번째 금리 인하다.

연준은 FOMC 발표문을 통해 “올해 들어 고용 증가세는 둔화됐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지만 8월까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최근 몇 달 동안 고용 측면의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하가 고용 시장 둔화세 등 경제 지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나온 결정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 인하 결정도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이번 결정에 참여한 총 12명의 FOMC 위원 가운데 10명이 0.25%p 인하에 동의했다. 반대는 2명이었다.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는 금리 동결을 지지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븐 미란 이사는 0.5%p 금리 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준은 오는 12월1일부로 보유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을 뜻한다. 앞서 연준은 지난 2022년 6월 양적긴축을 재개한 바 있다. 통상 양적긴축이 종료되면 유동성 개선 효과로 미 국채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12월 FOMC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파월 의장이 완화적 스탠스와 달리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면서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파월 의장은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다”면서 “그것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뉴욕증시 마감 무렵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p 이상 인하할 학률을 66%로 낮춰 반영했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12월 금리인하 기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평가한다. 약 한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미국 연방전부 셧다운(업무중단)이 종료될 경우, 주요 경제 데이터를 재입수해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로 데이터를 다시 입수하면, 연준이 12월에 추가 인하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9월 ADP민간고용은 전월 대비 감소하는 등 노동수요의 점진적 냉각이 진행 중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 인플레이션율도 임금 상승률 둔화와 서비스·주거비 물가안정으로 4분기 중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인플레이션을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있으나 상승 모멘텀은 강하지 않다”면서 “셧다운 장기화 여파와 고용 하방리스크 증대 등을 감안할 때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셧다운 이후 발표될 경제지표가 연내 추가 인하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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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