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무리 관뒀다지만 ‘김건희’가 뭡니까” 재판 중 ‘발끈’

尹 “아무리 관뒀다지만 ‘김건희’가 뭡니까” 재판 중 ‘발끈’

특검 ‘여사’ 호칭 생략하자 재판정서 날선 반응

기사승인 2025-10-31 14:07:43 업데이트 2025-10-31 15:44:1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체포 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31일 법정에서 내란 특검팀의 ‘김건희’ 호칭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 심리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4차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은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으로 진행됐다. 신문 과정에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지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와 김 전 차장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에 대해 피고인이 우려한다는 취지의 말을 당시 영부인이던 김건희가 피고인에게 텔레그램으로 말하는 내용이 있다”며 “그 당시 피고인은 압수수색을 저지하려는 인식이 있었다”고 했다.

특검팀이 “영부인이던 김건희”라고 호칭한 것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아무리 (대통령직을) 그만두고 나왔다고 해도 김건희가 뭡니까. 뒤에 여사를 붙이든지 해야지”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는 “제 아내가 궁금하고 걱정돼서 문자를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검찰에 26년 있으면서 압수수색 영장을 수없이 받아봤다”며 “수사기관에서 국군통수권자가 거주하는 지역에 들어와서 압수수색을 한다는 건 우리나라 역사에 없는 일이다. 제가 이걸 가지고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박종준도 박근혜 정부 때 차장을 지냈고 오래 또 경호관 일을 했기 때문에 상식에 속하는 일”이라며 “여기(대통령 관저)는 못 들어오는 곳이다. 압수수색 해야 체포하고 하는데 여긴 접근이 안 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차장과의 개인적 친분도 언급했다. 그는 “경호처 차장은 2년 이상 근무했기 때문에 통화도 많이 하고 산보 갈 때도 연락해서 오라고 하고, 제가 관저에 혼자 있으면 점심 먹으러 오라고도 하는 관계이니 바로 전화하는 것이고 야단도 칠 수 있는 것”이라며 “아니 이걸 놓고 (문제 삼는 건가)”라고 반발했다.

이에 김 전 차장은 “당시 영부인이 걱정되니 진행 상황이나 (집행) 가능 여부를 물어본 것”이라며 “당장 걱정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 차원에서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전 재판 말미에도 “오랜 검사 생활에서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본 적은 있지만 한 번도 집행된 적이 없고 그게 경호 매뉴얼”이라며 “경호처가 규정을 어기고 마음대로 하는 건 없다. 계속 이런 의미 없는 질문을 하는데 혹시나 해서 재판장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절차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수는 있지만, 증인신문 과정이니 피고인의 주장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