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케이 유니폼을 입은 한 남성이 행사장 한가운데서 직원과 지원자들 사이를 오가며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다름 아닌 강병호 에어로케이 대표다. 그를 보좌하거나 동행하는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인터뷰 도중 한 지원자가 다가와 줄 서는 위치를 묻자, 강 대표는 직접 발걸음을 옮겨 안내했다. 직원들이 말하던 “수평적이고 털털한 대표”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 대표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충청 지역을 대표하는 항공사”라며 “지역 출신 분들이 우리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전국 단위로 채용했지만, 충청 지역 인재들이 에어로케이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 지역 지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채용 방식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싶어 이번에 새로운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잡페어 참가자 수는 에어로케이가 예상한 세 배를 넘겼다. 강 대표는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며 “반응이 너무 좋으니 계속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충청·대전·세종 실거주자 및 지역 소재 대학 졸업자로 지원 자격을 제한했음에도, 3000명 이상이 행사장을 찾았다.
신입 직원에게 기대하는 점에 대해 강 대표는 ‘스토리’와 ‘인연’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사람은 모두 각자만의 스토리가 있다”며 “회사가 사람을 뽑는 것도 있지만, 지원자도 여러 회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어로케이가 일방적으로 선발하는 구조보다, 지원자와 회사가 서로를 알아가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에어로케이의 방향성을 묻자 강 대표는 주저 없이 말했다. 강 대표는 “우리는 기존에 있던 편견을 깨고 싶은 항공사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편견은 유니폼, 일하는 방식, 성별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이에 강 대표는 “승무원은 여성이 많아야 하고, 기장은 남성이 많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현장을 보면 그게 좋은 건 아니다”라며 “편견을 깨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것이고, 이런 시도가 결국 직원들과 회사를 좋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직원들이 회사를 ‘직장’ 이상의 장소로 기억하길 바랐다. 그는 “에어로케이에서 많이 느끼고 배우고, 오래 일하면서 기여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택의 자유는 열어두고 싶다고 했다. 강 대표는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해도, 에어로케이에서의 경험이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직원이 회사를 거쳐 가는 시간을 ‘삶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말이었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지원자들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강 대표는 “국내 최초로 현장 채용을 시도한 만큼 사람들이 올까 걱정했는데 많이 와주셨다”며 “오늘 결과가 기대와 달라도 실망하지 말고 계속 도전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