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단숨에 4200선을 뚫으며 11월 첫 거래일을 시작했다. 장중·장마감 기준으로 최고치를 하루만에 경신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이후 국제 정세가 안정화 됐다는 시각 속에서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이 맞물리며 지수 상승을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11만전자, 60만닉스 시대가 열리면서 지수 상승에 불을 당겼다. SK하이닉스에 대해 목표주가 100만원을 제시하는 증권사 리포트가 나와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3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8%(114.37포인트) 오른 4221.8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이후 꾸준히 오름폭을 확대하면서 최고가 부근에서 마감했다.
외국인 순매도 Vs 개인 순매수
외국인과 개인의 매매공방이 펼쳐졌다.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7963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반면 개인은 6526억원 매수우위다. 장중 매도우위를 보였던 기관은 매수우위로 전환, 1842억원 순매수로 마감했다.
역시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르며 지수를 위쪽으로 끌어 올렸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35%(3600원) 상승한 11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0.91%(6만1000원) 급등하며 62만원에 마감했다.
이날 SK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스케일 아웃(Scale-out, 서버를 복제해 수평으로 확장하는 방식) 사이클의 시작이 HBM뿐 아니라 D램,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까지 메모리 전반의 수요를 강력히 견인하고 있다”면서 “공급 부족이 지속됨에 따라 메모리 가격 상승이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인 성장과 안정성이 확대됐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48만원으로 10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효성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9.04% 오른 23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 3분기 호실적을 시작으로 이익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며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0.53%), 현대차(0.52%), 두산에너빌리티(0.90%) HD현대중공업(1.17%) 한화에어로페스(6.44%) KB금융(1.2%) NAVER(2.62%) 한화오션(0.87%) HD현대일렉트릭(9.08%)도 강세 마감했다.
반면 기아, 셀트리온, 삼성생명, 카카오, LG화학, 현대모비스 등은 파란 불을 켰다.
‘국제 정세 안정화+ 유동성+호실적’…지수 상승 견인
주말 사이 미국에선 인공지능(AI) 수익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국내 증시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APEC 이후 그간 시장에 부담이 됐던 관세·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걷혔고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시작된 AI모멘텀이 더해지며 지수 상승에 불을 붙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지금 한국 시장은 외국인의 시각으로 보나 기관의 시각으로 보나 모두 매력적”이라며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증시 대비 저평가 국면에 있고 이익 모멘텀은 글로벌 ‘상위권’”이라고 진단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상업적 합리성’ 요구가 수용됨에 따라 7월 합의안 대비 출혈을 최소화하며 주요국 가운데 가장 유리한 관세·통상 조건을 확보했다”면서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과 엔비디아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 확보는 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그간 한국 경제와 증시를 눌러왔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며 “특히 환율 변동성 완화는 외국인 현선물 매수세 확대를 불러 코스피 5000 도전기에 힘을 더해줄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3사 치킨 회동 이후 국내 증시에서도 고유의 AI 모멘텀이 생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AI 동맹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추가적인 레벨업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잠재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914.55 마감…외국인 적극 매수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7%(14.13포인트) 오른 914.5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동향은 유가증권 시장과 반대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3887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3418억원 순매도했다.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뚜렷한 매매패턴을 보이지 않았다. 32억원 매수우위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이 7.06% 강세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도 각각 3.06%, 7.73% 상승했다. 로봇주의 동반 강세가 눈에 띄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1.23%, 로보티즈는 24.49% 급등했다. 티로보틱스는 상한가에서 로보스타 17.03% 상승해 거래를 마쳤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가 한국에 GPU 26만장 공급을 선언한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