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투자 자금조달 급증 우려 솔솔…“오히려 낙수효과 확대 주목”

AI투자 자금조달 급증 우려 솔솔…“오히려 낙수효과 확대 주목”

메타·오라클 등 자금조달에 대규모 회사채 발행
CDS프리미엄·AAA회사채 금리, 급등
“AI산업 이제 대중화 시작·클라우드 기업 현금 흐름 양호”

기사승인 2025-11-04 10:15:10

최근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대형 클라우드(Hyperscaler) 기업의 자금 조달과 관련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과 투자과잉 여부를 당장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히려 AI 투자 확대로 국내를 포함해 낙수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대형 틀라우드 기업의 자본지출은 1751억달러(우리돈 251조원)로 전년보다 72%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3880억달러(545조)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은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재원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하고 있다. 오라클은 180억달러(25.8조)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했고, 메타도 300억달러(43조)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 중이다.

이들 회사채는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높은 청약 수요를 기록했다. 무난하게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 특히 메타는 청약 수요가 1250억달러(179조)에 달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사상 역대 최대 수요를 기록했다.

iM증권 리서치본부 

일각에선 오라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급등과 미국 AAA회사채 금리 급등을 예로 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AI산업에 대한 성장성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과도한 자본조달을 통한 대규모 투자가 향후 투자과잉 및 부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이와 관련한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AI 사이클이 본격적인 대중화 시기, 즉 보급률 확산 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상당기간 AI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AI 투자 관련 리스크를 당장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주요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양호한 현금 흐름도 자금조달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이다.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 성장성이 양호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부채 상황 등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주요 대형 클라우드 기업은 파월 연준 의장이 언급했듯 여타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에 민감하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은 자금조달 또는 부채 상황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오히려 대규모 자금조달로 인한 대규모 자금 지출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내 데이터 센터 건설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그는 “AI 투자 확대에 다른 낙수효과가 커질 것”이라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보다 강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10월 조업일수 감소 영향도 일부 작용했지만 10월 국내 반도체 일평균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건 국내 반도체 업황 호조가 강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형 AI기업들의 대규모 자금조달의 풍선효과와 차입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은 경계 요인이다. 대규모 자금이 주요 대형클라우드 기업으로만 집중되면 여타 업종 및 중소업체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즉, 자금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면서 단기 자금시장에서 경색 현상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