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익성 악화 여파… 소비자 혜택 본격 축소 ‘눈앞’

카드사 수익성 악화 여파… 소비자 혜택 본격 축소 ‘눈앞’

기사승인 2025-11-05 06:00:08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프리픽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 방어를 위한 소비자 혜택 축소 움직임에 소비자 반발이 커질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6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 가운데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회사의 순이익이 역성장했다. 현대카드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8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2조7464억원으로 8.0% 증가했다. 반면 나머지 카드사들은 일제히 부진했다. 삼성카드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1617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고, △신한카드(1341억원) 23% △KB국민카드(993억원) 13.4% △우리카드(300억원) 46.4% △하나카드(598억원) 11.8% 순이익이 줄었다.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은 카드수수료 인하와 대출 규제다. 올해 초 적격비용 재산정으로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카드론 규제까지 더해지며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8개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3조7721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734억원) 대비 7.3% 줄었다. 연간 감소 규모는 약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카드론 잔액도 빠르게 줄고 있다. ‘6·27 대출규제’로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되면서 9월 말 기준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1조8375억원으로 축소됐다. 이는 전월(42조4483억원)보다 6108억원 줄어든 규모로, 지난해 9월(41조6869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자금 조달 여건도 녹록지 않다. 카드채 수요가 위축되면서,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AA+ 등급 3년물 여전채 금리는 5월 2.75%까지 떨어졌지만,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면서 이달 4일 기준 2.9%로 반등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될 경우 조달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카드사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순익이 줄자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400종(신용 324종·체크 76종)의 카드가 단종됐다. 2022년 한 해 단종된 카드 수(101종)의 4배 수준이다. 대부분은 연회비 3만원 이하의 실속형 상품이다. 무이자 할부 혜택도 축소 추세다. 우리·BC카드는 지난 7월 6개월이던 무이자 할부를 5개월로 줄였고, 삼성·신한·현대카드도 온라인 쇼핑몰 결제 시 무이자 할부 기간을 기존 5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6~10개월 무이자 할부 카드를 찾기 어렵다”, “무이자 할부 혜택이 줄어들고 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초 발표한 ‘신용카드 수수료 규제 해외사례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과도한 가맹점 수수료 규제는 카드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카드사가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그 결과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카드사들이 어려운 환경에 처하면 ‘비용-편익’ 관점에서 고객 혜택을 조정하게 된다”며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혜택을 줄이겠지만, 익숙했던 서비스가 사라질 경우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혜택 축소는 단기적 조정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