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통했다…호텔신라, 면세 적자 속 3분기 흑자 유지

‘선택과 집중’ 통했다…호텔신라, 면세 적자 속 3분기 흑자 유지

TR 손실 줄고 호텔 안정세 지속…비용 효율화 효과 가시화
면세업 한계는 여전…내년까지 ‘내실 경영’ 기조 강화 전망

기사승인 2025-11-05 06:00:08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서울신라호텔. 호텔신라 제공

호텔신라가 3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면세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비용 효율화와 호텔 부문 선전으로 수익성을 방어했다는 분석이다.

호텔신라는 4일 올해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조257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수치로, 전 분기(2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31%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및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3분기 면세사업부문(TR) 매출은 8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늘었다. 시내점 매출은 1.3% 감소했으나, 공항점 매출은 2.1%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7억 원 손실)보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손실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 지난 9월 인천국제공항 DF1(향수·주류·담배) 사업권을 반납했다. 다만 계약상 6개월간 영업을 지속해야 하는 조건 탓에 임대료 부담은 내년 3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면세업 부진과 인건비 부담으로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으나, 올해 들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 단행한 인력 구조조정과 일부 점포 철수는 단기적으로 리스크로 작용했지만, 하반기 들어 수익성 개선 효과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호텔신라가 실적 반등의 턴어라운드를 시작으로 이제부터는 내실 강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특히 면세 부문은 사업권 재편과 비용 절감을 통해 손익 구조를 재정비하는 중이며, 호텔 부문은 인바운드와 프리미엄 내국인 수요 모두를 흡수하며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신라가 올해 상반기부터 추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며 “면세사업이 구조적으로 회복되긴 어렵지만, 저수익 사업권을 과감히 정리하면서 손익 체력을 키운 점이 이번 흑자 유지의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텔 부문은 객실과 식음(F&B) 부문 모두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과 프리미엄 내국인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어 하반기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면세 시장의 구조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중국 단체관광 재개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환율 부담과 경쟁 심화로 매출 성장 여력은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호텔신라를 비롯한 면세업계 전반이 ‘내실 경영’과 ‘비용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롯데·신세계 등 주요 경쟁사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 임차료 협상 난항과 내수 매출 부진으로 고전 중이며, 신세계면세점도 공항점 중심 구조 탓에 수익성 방어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비해 호텔신라는 조기 구조조정과 비용 축소를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손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면세업 회복이 본격화되기 어렵다고 본다. 항공 노선은 늘고 있지만 중국인 단체관광 수요가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았고, 단체관광객 면세 쇼핑 비중이 늘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는 중장기적으로 온라인 면세 강화, 해외 B2B 거래 확대, 호텔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시장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내실 경영에 주력할 것”이라며 “면세 부문은 효율화를, 호텔 부문은 연말 수요에 맞춘 상품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