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의 창단 첫 결승 진출을 이끈 ‘스코어’ 고동빈 감독이 결승전 각오를 밝혔다.
KT는 지난 1일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강전에서 젠지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었다. 객관적 전력 열세를 뒤집은 이변이었다. 2012년 창단한 KT가 롤드컵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최고 성적은 8강(2015·2018·2023)이었다.
4일 쿠키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고 감독은 “예전 경기력을 고려하면, 8강만 가도 만족했을 텐데 한 경기씩 치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꿈만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결승 무대도, 이렇게 여유롭게 준비하는 것도 처음”이라며 “스크림(연습경기) 상대를 수소문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팀은 없지만 팀·개인 연습을 병행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 중이다. 시간이 충분한 만큼 상대 분석을 철저히 하고, 티어 정리에서도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KT의 롤드컵 진출은 쉽지 않아 보였다. 소위 말하는 3강(젠지·한화생명e스포츠·T1)에 매번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반전이 시작됐다. KT는 완전히 달라진 경기력으로 젠지를 상대로 짜릿한 3-2 승리를 거두며 롤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고 감독은 “롤드컵 진출 때도 언더독의 입장이었다. 성적에 목매기보다, 할 수 있는 최선을 준비했다. 지금 보면 실력이 많이 올라왔다. 볼수록 대견하다”고 웃었다. 이어 “‘비디디’ 곽보성과 ‘커즈’ 문우찬이 베테랑답게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보성이는 올해 가장 고생한 선수다. 우찬이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경기 운영적으로 잘 풀어줬다. 롤드컵에서도 저점 없이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피터’ 정윤수는 8강 진출 후 진행한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감독·코치님의 헌신이 발전 비결이다. 어제도 새벽 3~4시까지 서로 다투면서 밴픽을 준비하셨다. 그런 열정이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고 감독은 “올해 가장 큰 변화는 ‘피어리스 드래프트’”라며 “1~2세트에서 어떤 챔피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시리즈 흐름이 완전히 달라진다. 티어 정리와 밴픽도 중요하지만 결국 플레이로 완성해야 한다. 조합이 완성될 때마다 그에 맞는 운영 방향을 정했고, 선수들이 그걸 경기 안에서 잘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KT의 결승 상대는 통신사 라이벌인 T1이다. KT는 오는 9일 ‘소환사의 컵’을 두고 T1과 맞붙는다. 2020년 이후 공식전에서 T1과 32번 만나 6승26패로 열세에 놓였지만, 젠지전의 경기력이 재현된다면 업셋은 충분히 가능하다. 고 감독은 “T1은 항상 강한 팀이다. 4년 연속 롤드컵 결승에 오른 팀 아닌가”라며 “전체적인 조합을 잘 짜서 맞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KT가 결승에 오를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여기까지 온 만큼 끝까지 잘 준비해 꼭 우승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