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올해 3분기에도 분기 매출 12조원을 넘기며 견조한 외형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 중심의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에서 고객 수와 객단가가 모두 증가했고, 대만 사업을 비롯한 성장사업도 확대 국면이 지속됐다. 다만 성장사업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 개선 속도는 당분간 사업 확장과 함께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5일(한국시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연걸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액 12조8455억원(92억6700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86.16)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0조6901억원)보다 20% 증가했다. 달러 기준 매출 성장률은 18%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45억원(1억62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51.5%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1분기(2237억원)와 유사하고 2분기(2093억원)보다는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4353억원)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1.7%로, 전년 동기(1.38%) 대비 개선됐지만 올해 1분기(1.9%)보다는 낮고 2분기(1.7%)와 같은 수준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 역시 쿠팡의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2억1010만달러)를 다소 밑돌았다고 평가하며 알리바바·테무 등 글로벌 이커머스와 경쟁 심화가 수익성 회복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기순이익은 1316억원(95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주당순이익(EPS)은 0.05달러로 전년 동기(0.04달러)보다 1센트 증가했다.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Product Commerce) 부문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등을 포함한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11조615억원(79억80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활성 고객 수는 2470만명으로 10% 늘었고 고객 1인당 매출액은 44만7730원(323달러)으로 7%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실적에 대해 고객 집단 전반에서 탄탄한 성장세가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앞으로 로켓배송와 마켓플레이스 모두에서 상품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이 고객 가치를 확장하고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핵심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장은 로켓배송의 신규 브랜드 입점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여전히 확장 여력이 크다고 봤다.
김 의장은 “고객 지출이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확대되는 구조는 저희가 오랜 기간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해 집요하게 투자해온 결과”라며 “로켓배송 카탈로그 내 상당수 제품은 브랜드와 직접 계약을 통해 공급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브랜드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고객에게 더 다양한 선택과 나은 가치, 큰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로켓배송, 한국 수준의 속도와 신뢰도 만들 것”
쿠팡의 대만 로켓배송을 비롯한 성장사업 부문 매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물류 인프라 확충과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 영향으로 EBITA 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확대됐다.
쿠팡Inc의 대만·파페치·쿠팡플레이·쿠팡이츠 등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 부문 매출은 3분기 1조7839억원(12억87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특히 대만 사업에서 로켓배송 모델을 확장하고 맴버십 락인전략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사업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투자 확대로 손실 폭은 커졌다. 성장사업 부문의 조정 EBITDA 손실은 3분기 4047억원(2억92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1725억원) 대비 134.6% 증가했다. 올해 2분기(3301억원)와 비교해도 손실 규모가 원화 기준 23% 늘어난 수치다.
김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대만 로켓배송과 관련해 “이번 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전 분기 대비 놀라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고객 경험 전반을 최고 수준으로 구축하는데 집중한 결과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반응을 이끌어내며 높은 유입률과 유지율로 이어지고 있다”며 “대만에서의 고객 유입 수준은 한국 리테일 사업 구축 당시 나타난 양상과 유사하며, 대만 시장의 장기적인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 대만 사업 성장 가능성에 대해 2가지 요인을 주목했다. 첫 번째는 빠르게 확장중인 상품군으로 그는 “아직 초기지만 로켓배송 상품군 확대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최근 3P 마켓플레이스 사업도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상품군을 크게 확대, 소비자에 매력적인 가치 제안을 제공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에서 자체 라스트마일 물류망 구축을 본격화했다고 언급하며 “아직 초기단계이나, 지난 분기 인상적인 진전이 있었다. 자체 물류망을 통한 배송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객이 한국 쿠팡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속도와 신뢰도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거랍 아난드 CFO는 “이번 성장을 주로 견인한 것은 세 자리 수가 넘는 대만에서의 급격한 성장과 쿠팡이츠의 견실한 성장세에 있다”며 조정 EBITDA의 손실에 대해서는 “특히 대만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성장 모멘텀 지원을 위해 필요한 투자 수준이 증가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