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조·11월 내리 팔았다...외국인, 국장 떠나나?

7.4조·11월 내리 팔았다...외국인, 국장 떠나나?

외국인, 전주 주간 기주 최대치 순매도
“美셧다운 기인 달러 수급부족에 단기 차익실현” 
전문가 “외국인 국내증시 재유입 가능성 커” 

기사승인 2025-11-10 18:08:23
그래픽=임성영 기자

외국인이 11월 들어 단 하루도 빠짐없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규모도 상당해 그간 국내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의 이탈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간 많이 올랐던 이머징 증시를 중심으로 단기 차익실현을 위한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탈 자금의 복귀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1월 들어 6거래일간 약 7조4100억원(NTX 제외)을 순매도했다. 지수 반등에도 외국인은 이날 15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11월 연일 순매도, 7조4100억…“미 정부 ‘셧다운’ 영향” 

특히 외국인은 지난주(3~7일) 주간 기준 최대치를 팔아치우며 국장 탈출 우려를 불러왔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2600억원 가량을 팔아 기존 최대치였던 2021년 8월 둘째주 7조500억원을 경신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쏟아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약 3조9000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다음으로 삼성전자를 1조4300억원 가량 팔아치웠다. 두 종목은 그간 시장 수익률을 크게 아웃퍼폼 한 종목이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4800억원), NAVER(3500억원), 한화오션(2300억원), KB금융(2000억원), HD현대일렉트릭(1600억원), 카카오(1200억원), HD현대중공업(1100억원) 등도 순매도 상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 우려를 외국인의 급증한 순매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에 대해 “셧다운 현실화 이후 외국인 변동성 타케팅(Volatility Targeting) 포지션 대응이 가속화했다”며 “이머징마켓지수(MSCI EM) 내 한국증시(현물) 편입비 급속 확대 영향을 최근 선물·파생 대량 매도로 헤지했단 의미”라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우려로 외국인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국내주식 선물과 파생상품을 대거 매도하는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매물이 대거 출회 됐다는 것.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내 단기 자금시장 경색으로 달러 유동성이 급등한 주요 자산시장에서 일부를 차익실현 즉, 유출한 것”이라면서 “10월 초 이후 주가가 많이 오른 한국과 일본 시장이 주요 차익실현 타깃이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정부의 셧다운 사태는 조만간 해결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AP·로이터·CNN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 전체회의에서 공화당이 제시한 단기지출법안(임시예산안)이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가결됐다. 일부 민주당 중도파 의원이 찬성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40일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정상화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전문가 “외국인 국내증시 재유입 가능성 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를 국장 이탈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단기적인 움직임이라고 판단한 것. 오히려 지수 변동성을 이용해 반도체 주에 대한 분할 매수 전략을 조언하고 있다. 

김용구 연구원은 “셧다운이 종료되면 외국인들이 12월 동시만기에 맞춰 파생 포지션을 매수로 만기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 선물 가격이 현물 가치보다 높아지고, 기관들이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매수차익거래’를 하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주식시장 현물 수급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도 “국내 신용위험이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면서 “일부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이 마무리되고 미국 자금경색 현상도 완화하면 외국인 자금이 다시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한 박 이코노미스트는 오히려 이전과 달리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가 국내 경제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대내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반도체 가격이 유례없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화 약세가 요격 조건 개선 압력, 즉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환율 상승이 반도체 가격 급등과 기업 마진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11월 하락장과 12월 반등 시 반도체에 대한 비중 확대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