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일본‧인도 등 주요 전략 시장에서 ‘현지인 CEO 체제’를 본격 가동하며 글로벌 시장 맞춤형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문화와 소비 트렌드에 정통한 리더를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 제고, 판매망 재정비, 시장별 맞춤형 마케팅 강화를 추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리펑강 전 제일자동차(FAW)·폭스바겐 부총경리를 신임 베이징현대 총경리로 임명했다고 11일 밝혔다. 현지인이 수장에 오른 건 현대차가 합작 법인을 설린한 지 23년 만에 처음이다.
리펑강 신임 총경리는 중국 칭화대에서 기계 설계 및 자동차학을 전공했으며, 2003년부터 FAW폭스바겐에서 전략·판매·브랜드 구축 등 핵심 직무를 맡아온 중국 자동차 산업 전문가다. 업계에선 현장 영업, 지역별 수요 관리, 네트워크 재편 등 중국 로컬 시장에 최적화된 실무 경험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앞으로 베이징현대의 생산‧판매‧기획 전반을 총괄하며, 중국 전략 모델인 전기차 ‘일렉시오(ELEXIO)’의 판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법인(HMIL)에서도 처음으로 현지인을 CEO로 선임했다. 타룬 가르그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내년 1월부터 CEO 역할을 수행한다. 가르그 신임 CEO는 인도 최대 완성차 기업인 마루티 스즈키에서 경력을 쌓았고, 2019년 현대차 인도법인에 합류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월에는 일본법인 대표로 포르쉐 출신의 현지 전문가 시메기 토시유키 사장을 선임하며 일본 시장에서도 현지 경영 강화 기조를 명확히 했다.
일각에선 현대차의 잇따른 현지인 CEO 배치가 글로벌 시장에서 현지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려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가 주요 시장에서 현지인을 수장으로 내세우는 것은 문화적 이해도와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국가별로 차량을 인지하고 선택하는 기준이 다른 만큼 현지 전문가가 전략을 주도하면 판매 확대 효과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주요 거점별로 현지인 최고경영자를 전면 배치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며 “현대차도 이 흐름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는 구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