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선택지를, 유업계 전반에는 지속가능한 전환의 계기를 제시하고 싶습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국내 유업계 최초로 알루미늄이 포함되지 않은 ‘친환경 멸균팩’을 선보였다. 소비자 눈에는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자원순환과 탄소저감이라는 묵직한 변화를 담은 시도다. 이승욱 서울우유협동조합 우유마케팅팀 팀장은 13일 쿠키뉴스를 통해 “이번 멸균팩 도입은 자원순환을 통한 친환경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라며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라는 경영이념을 실현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에 도입된 멸균팩은 기존의 종이·폴리머·알루미늄 3중 구조에서 알루미늄층을 과감히 덜어낸 형태다. 종이와 폴리머만으로 구성돼, 환경부의 재활용 등급 기준을 충족한 국내 첫 멸균 포장재로 평가받는다. 기존 제품보다 재활용률이 최대 10배 높고, 기존 충전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효율성도 놓치지 않았다. 이 팀장은 “별도의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 생산라인을 유연하게 조정해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알루미늄층이 빠지면 품질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서울우유는 이미 2023년부터 상용화를 통해 안정성을 검증했다.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종이와 초박형 폴리머 코팅을 적용해 알루미늄 없이도 높은 산소 차단력을 유지하고, 맛과 유통기한에서도 기존 제품과 차이가 없다.
겉모습은 그대로지만, 서울우유는 ‘보이지 않는 변화’를 소비자와 나누기 위해 다양한 소통 전략을 준비 중이다. 이 팀장은 “팩 상단에 재활용 가능성과 분리배출 용이성을 강조한 문구를 삽입하고, SNS와 보도자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며 “요즘 MZ세대는 가격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만큼, 이런 실질적인 변화가 자연스럽게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우유의 친환경 행보는 한 팩에서 멈추지 않는다. 현재는 유기농 멸균우유(200ml)에만 적용됐지만, 다음 달부터는 흰우유 멸균 제품에도 확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전 제품군으로 확대해 ‘모든 우유가 친환경 패키지에 담기는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이 팀장은 “유기농우유 700ml 제품에는 재생원료(r-PET) 플라스틱병을 사용하고, 떠먹는 요구르트 ‘요하임’에는 무라벨 패키지를 적용하는 등 이미 다양한 친환경 패키징을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장재를 넘어 생산 공정 전반의 친환경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실현’ 목표에 발맞춰 탄소저감 로드맵을 수립하고, 2022년부터 태양광 발전 시설 구축과 공장 내 수질 정화 시스템 개선에 투자해왔다. 앞서 서울우유는 지난 2021년 조합장 직속의 ESG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가치소비 확산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ESG위원회를 신설하며 친환경 경영을 조직화했다”고 말했다.
서울우유의 친환경 전환 의미는 단순한 포장 변화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기업 철학의 실천에 있다. 이 팀장은 “기업의 역할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서울우유는 앞으로도 사람·사회·지구가 함께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변화가 유업계 전체의 친환경 전환을 이끄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