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양산 모델을 한국에서 공개했다. 레이싱 DNA를 품은 ‘849 테스타로사’는 기존 페라리 라인업을 넘어서는 모델이자, 운전자가 차와 함께 한계로 치닫는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파일럿 카’라는 점에서 더욱 상징적이다.
행사 시작과 함께 김광철 FMK 대표이사는 “테스타로사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페라리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이름이자, 극한의 성능을 갈망하는 드라이버를 위한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오늘 선보이는 이 차를 통해 페라리가 또 한 번 기술의 한계를 어떻게 넘어섰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일럿 카의 정점”, 공기역학·제어 기술 총집합… FIVE 시스템 첫 적용
849 테스타로사는 전작 SF90 스트라달레의 뒤를 잇는 새로운 플래그십으로, 페라리 기술력의 총집합체에 가깝다. 페라리가 ‘파일럿 카(Pilot Car)’라 부르는 이 라인업은 일상성과 성능의 균형을 추구하는 ‘스포츠카’와 달리, 운전자가 차와 함께 성능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경험을 전제로 설계된다. 이번 테스타로사는 그 정점에 자리한 모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파워트레인이다. 완전히 재설계된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이 830cv를 발휘하고, 여기에 3개의 전기모터가 결합해 총 출력은 1050cv까지 치솟는다. SF90 스트라달레보다 50cv 높아진 수치지만 중량은 동일하게 유지해, 페라리 양산 모델 중 최고 출력당 중량비인 1.5kg/cv를 기록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2.3초, 200km까지는 6.35초면 충분하다.
공기역학도 한 단계 더 나아갔다. 1970년대 스포츠 프로토타입에서 영감을 받은 차체는 시속 250km에서 415kg 다운포스를 발생시키며, 이는 전작 대비 25kg 증가한 수치다. 후면의 고정식 트윈 테일과 액티브 스포일러는 공기 흐름을 능동적으로 관리해 고속 안정성을 높인다.
이상욱 페라리 코리아 세일즈 매니저는 이날 무대를 통해 “테스타로사는 ‘빨간 머리(테스타 로사)’라는 이름에 담긴 엔진 헤리티지를 그대로 계승한 모델”이라며 “지난 70년간 르망을 휩쓴 500·250 테스타로사, 그리고 1984년 디자인 아이콘이었던 테스타로사에 이어 ‘최고의 페라리’가 계보를 잇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차는 오직 하나의 목적, 최고의 성능을 위해 만들어진 차”라며 “터보 차저, 전기모터, 전자제어 시스템까지 모두 새롭게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차량 제어 기술은 이번 모델의 핵심 중 핵심이다. 페라리는 849 테스타로사에 브랜드 최초로 ‘FIVE(Ferrari Integrated Vehicle Estimator)’를 탑재했다. 주행 중 차량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예측해 트랙션·브레이크·차체 균형 등을 즉시 조정하는 시스템으로, 페라리가 지금까지 내놓은 제어 기술 중 가장 진보된 형태다. 브레이크-바이-와이어 기반의 신규 브레이크 시스템은 제동 성능의 일관성과 정밀도를 크게 높였다.
실내는 운전자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디지털 계기판과 새로운 HMI는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하며, 동승자 역시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행 데이터를 함께 보며 몰입감을 공유할 수 있다.
“극한 성능 즐기는 고객이 주요 타깃”
페라리의 브랜드 전략에 대해 페라리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페라리는 특정 모델 하나로 이미지를 강화하기보다는, 연간 출시 계획을 미리 세워 스포츠카·GT·PHEV 라인업을 균형 있게 선보이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며 “각기 다른 고객을 위한 각기 다른 차가 존재한다는 것이 페라리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모델의 주요 타깃층에 대해선 “단순히 편안한 주행을 원하는 고객이 아니라, 트랙에서 극한 성능을 직접 즐기고 싶어 하는 이들”이라며 “다만 전기모드와 다양한 전자제어 기술로 도심 주행도 가능해 다재다능한 차로 보아도 된다”고 말했다.
국내 출시 일정과 가격에 대해선 “출시는 2026년 3분기로 예상된다”며 “쿠페 기본 가격은 7억원대다”고 전했다. 스파이더 모델은 이보다 높은 가격대로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페라리는 코리아 프리미어에 이어 오는 15일부터 23일까지 서울 반포 전시장에서 기존 고객과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849 테스타로사 프라이빗 뷰(Private View)’ 행사를 연다. 일반 공개가 아닌 초청 기반 행사로, 국내 고객들이 차량의 존재감과 기술력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