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난 직후 맞이한 ‘지스타 2025’ 둘째날, 부산 벡스코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로 북적였다. 전날보다 관람객 발길이 크게 늘며 오픈 전에도 이미 대기 공간이 가득 찼다.
오픈 30분 전, 벡스코 1전시장 앞 대기석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특히 수능을 막 마친 수험생들이 대거 행사장을 찾았다. 엔씨, 넷마블, 크래프톤, 웹젠, 그라비티 국내 대형 게임사가 참여한 가운데 해외 대형 게임사, 인디게임 개발사 등도 총출동한 결과다.
넷마블은 △이블베인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 스타다이브 △솔: 인챈트 등 5종의 신작을 공개하며 145대 규모의 대형 시연존을 마련했다. 크래프톤은 ‘팰월드 모바일’을 중심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였고 웹젠은 전문 코스프레 모델과 포토타임 이벤트를 앞세워 미공개 신작 ‘게이트 오브 게이츠’ 시연존을 운영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 기반 현장 이벤트로 발길을 모았다.
그러나 이날 가장 긴 대기열을 만든 건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 ‘아이온2’였다. 관람객 다수는 입장 직후 곧바로 엔씨 부스로 향했고 시연존 앞에는 ‘여기서부터 120분’이라는 안내판이 무색할 정도로 줄이 끝없이 이어졌다. 엔씨는 관람객들이 몰리자 임시 대기줄을 추가했지만 통로가 막히자 잠깐 대기줄을 마감하기도 했다.
경주에서 왔다는 황시원(27살)씨는 “엔씨에서 만든 게임이니까 액션감도 좋고 스토리도 잘 풀어냈을 것 같다”며 “대기시간이 길지만 그래도 날을 잡고 온 만큼 꼭 게임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아이온2는 국내 온라인 게임의 역사를 새로 쓴 대표 IP인 ‘아이온’을 계승한 작품이다. 원작 시점에서 200년이 흐른 후 무너진 아이온 탑과 데바의 몰락을 배경으로 한 서사를 담았다. 아이온2 시연을 직접 해보니 커스터마이징이 눈에 띄었다. 200가지가 넘는 커스터마이징 항목을 지원하는 만큼 캐릭터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게임에 들어서자 우루구구 협곡을 탐험할 수 있었다. 시연 버전은 제한된 구역만 공개됐지만, 공간 구조는 비교적 입체적이었다. 짧은 글라이딩 구간, 언덕 지형, 몬스터 배치 등으로 공중 이동의 활용을 강조하려는 디자인이 느껴졌다.
여러 가지 스킬을 쿨타임에 따라 분배해 ‘심판자 우라훔’, ‘수호대장 라우르’ 등 다양한 몬스터들을 처치하는 과정은 단조롭지 않았다. 특히 ‘바람술사’를 처치하면 열리는 ‘바람길’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2시간30분을 기다렸다는 박찬우(33·사천)씨는 “아주 잘 만들었다. 게임을 안한지 오래됐든데 오랜만에 아이온 감성을 느꼈다. 한국인 속도에 맞게 아주 빠르고 타격감이 좋다”며 “이렇게 기다리는 이유는 정보를 더 얻기 위해서다. 더 많은 정보가 있어야 상대적으로 정식 출시 때 앞설 수 있다. 저는 ‘카우보이’로 닉네임 선점도 했다. 택진이형이 이를 갈고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짧은 시연이었지만 아이온2는 원작 팬들에게는 향수, 신규 이용자에게는 화려한 액션 MMORPG의 매력을 동시에 보여줬다. 오는 19일 출시되는 아이온2가 엔씨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