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가 가격을 결정한다…제네시스, 마그마로 본 새 럭셔리 전략 [쿠키인터뷰] 

가치가 가격을 결정한다…제네시스, 마그마로 본 새 럭셔리 전략 [쿠키인터뷰] 

루크 동커볼케·송민규 등 핵심 임원들이 밝힌 제네시스의 다음 10년
마그마를 축으로 ‘럭셔리 고성능’ 브랜드로의 전환을 공식화하다
경쟁 속에서 찾은 ‘제네시스다움’
트랙으로 가는 제네시스… 모터스포츠 확장

기사승인 2025-11-24 09:00:04 업데이트 2025-11-25 15:49:46
제네시스 주요 임원진. 순서대로 시릴 아비테불 법인장,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 루크 동커볼케 사장, 송민규 부사장, 피터 크론슈나블 부사장. 김수지 기자  

프랑스 르카스텔레에서 열린 ‘제네시스 마그마 월드프리미어’는 단순한 신차 공개가 아니었다. 제네시스가 앞으로 10년 동안 어떤 길을 걸을지, 브랜드 비전 전체를 드러낸 선언의 장이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DO 겸 CCO는 “첫 10년은 마그마 이전, 다음 10년은 마그마의 10년”이라고 규정했다. 출범 10년 동안 제네시스가 빠른 속도로 풀 라인업을 세웠다면, 이제는 ‘럭셔리 고성능’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확장하는 단계라는 설명이다. 

21일(현지시간) 진행된 제네시스 미디어 간담회엔 제네시스 주요 임원진 중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DO(글로벌 디자인 본부장) 겸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사장),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부사장),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 부사장, 피터 크론슈나블 제네시스유럽법인장(부사장),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이 참석해 제네시스의 비전을 밝혔다.
 
이번에 공개한 마그마에 대해 송 부사장은 가격 경쟁보다 가치 중심의 포지셔닝을 예고하며 “마그마는 성능에 럭셔리를 더한 최정점 트림”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마력·제로백 등의 성능을 앞세우기보다 고객이 체감하는 감성적 연결까지 패키지로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진행된 ‘제네시스 마그마 월드프리미어’. 김수지 기자  

마그마의 첫 모델로 GV60을 택한 이유는 제네시스의 상징성과 실험성이 동시 작용했다. 송 부사장은 “전동화를 전제로, 우리 라인업에서 가장 젊은 EV가 GV60였다”며 “마그마의 고성능 럭셔리를 처음 보여줄 차량으로 가장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랙 기록 경쟁보다 “고객이 ‘이 차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일까’라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GV60 마그마가 한정판이 아니라 양산 모델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동커볼케 사장은 “GV60 마그마는 처음 등장하는 우리의 진짜 양산 마그마다”라며 “G80 스페셜처럼 특정 지역 한정이 아니라 전 세계 라인업에서 역할을 맡게 될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마그마는 차를 몸으로 직접 이해하게 만든다. 송 부사장은 “넓고 낮아진 자세, 전용 사운드, 심지어 마그마 향까지 포함해 가속·소리·시각을 아우르는 오감 체험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제네시스는 이런 것들을 고객이 직접 경험해볼 수 있도록 전시, 테스트 드라이브 등의 프로그램도 계획 중에 있다.

송민규 부사장 겸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이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김수지 기자 

남을 모방하지 않는 개발… ‘균형’의 엔지니어링

감각적 설계를 자랑하는 마그마 개발을 이끈 만프레드 부사장은 “남을 모방하지 않을 것이고, 모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공력·샤시·내장·NVH를 아우르며 럭셔리와 레이스 가능성의 균형을 추구하려고 했다”며 “럭셔리와 고성능의 결합과 같은 마그마의 철학은 우리 제네시스가 앞으로도 계승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가격과 판매 접근도 기존 럭셔리 브랜드와 차별성을 가진다. 송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고성능 프리미엄이 7~10% 수준이지만, 우리는 가격 경쟁이 아니라 제공 가치에 집중한다”며 “우리는 가치를 높이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정도의 가격을 선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레이스는 마그마 브랜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축이다. 마그마 버전은 전 차종으로 확산되지만, 이번에 공개한 ‘마그마 GT 콘셉트’는 예외다. 하이퍼카로 LMDh·LMGT3 등 내구 레이스에 도전한다. 시릴 총감독은 “WRC에서 확보한 파워트레인 시너지를 활용하고, 샤시 학습 가속을 위해 오레카와 협업 중”이라고 밝혔다. 목표는 높지 않다. 시릴 감독은 “우선 첫 1년 동안은 안전하게 규정을 준수하면서, 완주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와 팀워크를 다지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르망의 나라 프랑스에 베이스를 둔 것도 인재 유치와 생태계 접근성 측면의 전략적 선택이다.

루크 동커불케 제네시스 사장. 김수지 기자 

‘가치로 가격을 말한다’. 제네시스의 새로운 럭셔리 전략

경쟁이 거세질수록 제네시스는 배움과 차별화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송 부사장은 “도요타·렉서스에서 품질, 독일 프리미엄에서 축적된 엔지니어링, 중국에서 타임 투 마켓의 속도를 배우되, 결론은 ‘제네시스다움’”이라며 “우리만의 색깔, 우리만의 제네시스를 만들어가고 우리는 항상 ‘미래의 우리’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동케볼케 사장 또한 “타 브랜드와의 경쟁은 우리를 컴포트존 밖으로 밀어내 혁신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제네시스가 독립 브랜드로 출범할 당시 반대 속에서도 10년 만에 9개 모델을 단숨에 구축한 추진력은 제네시스 다음 10년의 동력이 됐다.

퍼터 크론슈나블 부사장 겸 제네시스유럽법인장. 현대차 

유럽 전략의 핵심은 ‘뉴 프리미엄’이다. 피터 크론슈나블 유럽법인장은 쿠키뉴스 질문에 “빅3(BMW·아우디·벤츠)를 따라 한다고 성공할 수는 없다”며 “우리만의 포지션, 우리만의 혜택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고객들을 손님처럼 귀하게 대하고, 훌륭한 서비스 경험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제네시스는 독·영·스위스에서 닻을 올린 뒤 네덜란드·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로 거점을 넓히고, 2026년 상반기까지 딜러 세일즈 포인트를 확대할 예정이다. 전동화 중심의 제품 전략에 하이브리드·EREV를 보태며, GV60 마그마의 유럽 투입은 내년을 목표로 한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김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