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브랜드 첫 럭셔리 고성능 전동화 모델 ‘GV60 마그마’에 담긴 기술을 공개했다. 단순히 출력 수치만 높인 고성능 전기차가 아니라, 제네시스가 지향해 온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 특유의 편안함과 서킷 주행이 가능한 퍼포먼스를 동시에 구현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제네시스는 프랑스 르카스텔레에서 21일(현지시간) 테크프리프를 열고 GV60 마그마의 기술을 설명했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 부사장은 “퍼포먼스와 럭셔리를 위한 새로운 철학이 바로 ‘마그마’”라고 소개했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박광수 제네시스프로젝트2팀 책임연구원은 GV60 마그마를 “제네시스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역동적인 우아함 위에 도전과 열정의 에너지를 더한 차”라고 규정했다. 그는 “제네시스답게 표현할 수 있는 고성능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서 개발이 시작됐다”며 “편안함과 고성능은 양립할 수 없다는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제네시스 전기차 중 최강 스펙 ‘3.4초·264㎞’, 마그마 전용 모델도
동력계는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 가운데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후륜 듀얼 모터는 회전자 고속화 개발을 통해 최대 회전수 2만920RPM까지 올렸고, 합산 최대토크 790Nm, 최고출력 650마력을 확보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4초, 200㎞까지는 10.9초로 제네시스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가속 성능이다. 최고속도 역시 시속 264㎞로 설정했다.
주행 모드 구성도 마그마 전용으로 손봤다. GV60 마그마는 기존 레인지(RANGE)·컴포트(COMFORT)·스포츠(SPORT)에 더해 지티(GT)와 스프린트(SPRINT) 두 가지 마그마 특화 모드를 제공한다. 레인지는 효율과 주행거리를, 컴포트는 전비와 성능의 균형을, 스포츠는 일상 영역에서의 스포티한 응답성을 겨냥했다. 지티 모드는 고속 크루징 시에는 부드럽게 반응하지만,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폭발적인 가속을 쏟아내도록 세팅했다. 마지막으로 스프린트 모드는 스티어링·서스펜션·모터·e-LSD 등 전자제어가 가능한 모든 요소를 가장 스포티한 세팅으로 묶어 트랙 주행을 염두에 둔 모드다.
샤시 제어 영역에선 전·후륜 모터, e-LSD, 브레이크를 통합한 토크벡터링이 핵심이다. 주행 상황에 따라 전·후륜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해 언더스티어·오버스티어를 억제하고, 후륜 e-LSD가 코너링 시 내·외륜 타이어 그립을 최적 제어한다. 여기에 브레이크 기반 토크벡터링을 더해 급격한 선회에서도 조향 의도에 충실한 궤적을 그리도록 했다. ESC 스포츠 모드는 스웨덴·뉴질랜드 윈터 테스트를 통해 눈길에서도 ‘플레이풀하면서도 제어 가능한’ 움직임을 목표로 다듬었다. 이와 함께, 전동 AWD에서도 드리프트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별도 ‘드리프트 모드’를 추가해 드리프트 전용 토크 맵과 제어 로직을 적용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시속 100㎞에서 완전 정지까지 33.8m 수준의 제동거리를 확보했다. 강한 제동 시에도 전·후륜 회생제동을 병행하는 제어로 페이드 성능을 개선했고, 컴포트·스포츠 모드별 페달 감각도 분리 설계했다.
“264㎞에서도 조용하게”…초고속 NVH 개발
고성능 전기차에서 NVH(소음·진동·불쾌음) 확보는 가장 까다로운 과제다. 엔진 소음이 사라진 대신 노면·풍절음이 더 도드라지고, 고성능 타이어와 고속 주행이 기본값인 만큼 조건이 더 불리하다. 이부영 제네시스 소음진동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시속 200㎞ 이상 초고속 주행에서도 제네시스다운 정숙성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풍동시험실에서 횡풍을 극대화한 조건으로 풍절음을 평가하고, 뉘르부르크링·아우토반 등 국내외 트랙에서 최고속까지 직접 주행하며 기준을 세웠다.
GV60 마그마만의 경험을 만드는 핵심은 ‘마그마 주행 모드’로 묶인 전용 주행 세팅과 감각적 인터페이스다. 스티어링 휠 좌측의 전용 버튼을 누르면 GT·SPRINT 두 가지 마그마 모드에 진입할 수 있으며, 각각의 모드에는 변속 로직·사운드·차량 반응성이 일괄적으로 연동된다.
가상 변속·사운드·향까지…‘오감형 마그마 모드’
여기에 더해 GV60 마그마는 가상 변속과 연동된 감각적 인터페이스를 강화하기 위해 e-Active Sound Design Plus와 주행 향을 함께 적용했다. 김동규 제네시스총합시험팀 연구원은 “청각적인 요소가 중요한 고성능 차량의 특성에 맞게, 외부에 2개의 스피커를 추가로 장착하여 가상 사운드를 외부에서도 더욱 풍부하게 들을 수 있도록 구성했고 이를 통해 몰입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차량 외부 스피커를 추가해 고회전 엔진의 질감을 기반으로 한 마그마 전용 사운드를 실내·외에서 동시에 재현하고,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공개됐던 음원을 모티브로 전기모터 특유의 고주파 톤과 마그마 콘셉트의 에너지를 결합했다.
디자인과 실내 경험 역시 기술 콘셉트와 맞물려 있다. 버킷 타입 마그마 전용 시트는 허벅지 지지력을 높이는 이중 곡률 구조와 스웨이드 사이드 볼스터로 고속 코너링 시 몸을 단단히 잡아주면서도, 추가 슬라브와 파워시트 기능으로 장거리 편안함을 챙겼다. 클러스터와 AVN,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True Black’ OLED를 살린 마그마 전용 GUI를 적용해 블랙과 마그마 오렌지 컬러로 숨겨진 에너지(Hidden Force)를 시각화했다.
GV60 마그마는 단순한 고성능 전기차가 아니라, 제네시스가 향후 전개할 마그마 라인업의 출발점이자 브랜드가 지향하는 고성능 전동화 철학을 가장 먼저 현실화한 모델이다. 제네시스는 이번 GV60 마그마를 통해 ‘럭셔리와 퍼포먼스의 양립’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마그마 라인업과 전동화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