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위법한 지시 안 따른다”…공무원·군인 모두 ‘위법 지시 거부권’ 명문화

“이제 위법한 지시 안 따른다”…공무원·군인 모두 ‘위법 지시 거부권’ 명문화

기사승인 2025-11-25 13:53:40
국방부 전경. 조진수 기자
정부가 공무원과 군인 모두에게 ‘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명확히 보장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공직사회와 군에서 헌법적 가치와 법치 원칙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권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민주적 결정 구조 확립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현장에서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인사혁신처는 25일 국가공무원법에서 76년간 유지돼 온 ‘복종의 의무’를 삭제하고 이를 상관의 ‘지휘·감독에 따를 의무’로 바꾸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공무원이 상관의 지휘·감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지휘·감독은 이행을 거부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거부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또한 공무원 성실의무 조항에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문구를 추가해 책임성과 헌법적 책무를 강화했다. 인사처는 “공직사회가 명령-복종 중심의 수직적 구조에서 벗어나, 대화와 토론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헌법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 지침도 이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군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 법안소위에서 범여권 의원 10명이 발의한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 의견을 보고했다. 개정안은 군인이 “명백히 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으며, 이를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방부도 자체적으로 ‘헌법 준수’ 조항을 강화하고 헌법 교육을 의무화하는 추가 의견을 냈다. 제24조에는 “헌법과 법령을 준수하여 명령을 발령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넣고, 제36조(상관의 책무)에는 ‘헌법 또는 법령에 반하는 사항을 명령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를 삽입하는 개정 의견을 제출했다. 또한 제20조(충성의 의무)에 ‘국방부 장관이 군인에게 헌법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국방부는 제도 시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법 명령 사례와 대처 방안 등 실무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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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