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 돌파 이후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연말 ‘산타랠리’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는 현재 지수가 바닥을 다지는 구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면서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국면이라고 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 대비 2.67% 오른 3960.8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올 하반기 들어 역사적 상승장을 펼치면서 지난 4일 장중 역대 최고가인 4226.75까지 뛰었다. 그러나 고점을 기록한 코스피는 추가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한 채 횡보장을 펼치다 이달 24일 종가 기준 3846.06으로 후퇴했다.
이는 증시 주도주인 반도체 대형주의 흐름을 좌우하는 인공지능(AI) 거품론 부각에 외국인 투자자가 대규모 순매도에 나선 영향이다.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는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의 약세로 지수가 하락했다”며 “이에 위험심리가 확산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업종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아직 4000선을 회복하지 못한 채 정체된 상황에도 투자자들은 연말 산타랠리(Santa Rally) 시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 연휴 앞뒤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통상 연말 정산 시기 결산을 위한 주식 매수세 유입과 기업의 성과급 지급에 따른 투자 자금 증대 효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산타랠리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조정기가 과열 양상을 해소해 저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10월까지 단기 폭등에 따른 기술적 과열로 이달 이후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4000p 전후 넓은 박스권에서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기술적 과열 부담이 점차 해소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또 증시 하락을 견인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일단락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중단될 것으로 보는 근거로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동결 우려 선반영 △AI 업황 및 버블 우려 완화 전망 등을 들었다.
변 연구원은 “시장은 이미 동결을 상당 부분 가정하고 있다. 금리 동결 우려로 인한 추가적인 매물 출회는 제한적일 것으로 실제 동결이 이뤄져도 하락 위험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동결 전망의 위험성이 제한적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오히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실시될 경우 예상치 못한 호재 발생에 따른 산타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12월 금리인하를 결정하면 예상 밖 서프라이즈에 해당한다”며 “국내외 증시 산타랠리를 이끄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주도업종의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대표적으로 바이오 종목이 꼽힌다. 반도체와 동일하게 미국이 투자를 늘리면서 국내 기업들이 빅파마 밸류체인으로 편입되는 모습이 나타나서다.
일라이릴리, 존슨앤존슨, 애브비, 머크, 화이자,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등 미 빅파마 6개사의 설비투자(Capex), R&D, M&A 및 직접투자, 라이선스인 규모는 지난해 1583억달러로 집계됐다. 빅파마들은 올해 M&A 및 직접투자를 이달 셋째주까지 360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대비 33% 늘려 투자했다. 이같은 미 빅파마 투자 확대는 국내 바이오텍 기술수출 증가를 견인해 펀더멘털 제고 효과를 일으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반도체가 11월 고점에서 14% 하락했지만, 바이오는 신고가를 내면서 수익률 격차를 좁히고 있다”며 “바이오 안에서도 미국으로 기술을 이전한 기업과 아닌 기업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미 빅파마로 기술이전한 기업들은 선급금과 마일스톤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바이오의 도약 시기”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