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성공했다. 이번 발사는 처음으로 민간 주도로 이뤄져 ‘뉴 스페이스 시대’로 도약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27일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새벽 1시 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누리호 4차는 지구 오로라 관측 임무를 위해 처음으로 야간 발사로 진행됐다. 주탑재체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는 우주 오로라를 활용해 우주환경을 관측하는 ‘광시야 대기광 관측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당초 발사 시각은 오전 0시 55분이었으나, 엄빌리컬 회수 압력 센서 신호 이상이 감지되며 18분 지연됐다. 우주청은 기존에 차세대중형위성 3호의 궤도 진입 여건에 맞춰 발사 가능 시간을 새벽 0시 54분~1시 14분 사이로 설정해 둔 상태였다. 위성의 주 임무가 오로라 관측인 만큼 태양광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궤도에 맞춰야 했다.
다행히 압력은 정상으로, 발사는 예정대로 새벽 1시13분에 진행됐다. 누리호는 발사된 뒤 오전 1시25분 고도 600.2㎞ 도달한 후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 분리에 성공했다. 이어 싣고 있던 큐브위성 12기를 모두 분리하며 위성 궤도 진입 임무를 마쳤다.
이번 발사는 항우연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민간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총조립과 발사운용을 주관한 첫 민간주도 발사이기도 하다. 기존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를 넘어 민간이 우주산업을 견인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선 3차 발사에서는 항우연이 제작·조립을 주도하고 한화가 일부 역할을 맡았으나, 4차부터는 민간 중심 체제로 본격 전환됐다.
누리호 4차의 이번 임무는 고도 600㎞ 궤도에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안착시키는 것이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부터 분리를 시작하며 큐브위성 12기가 2기씩 약 20초 간격으로 사출된다. 이는 위성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사출 순서는 세종대‧쿼터니언, 우주로테크‧코스모웍스, 코스모웍스‧인하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컴인스페이스, 서울대‧스페이스린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항우연 위성 순이다.
4차 발사는 3차보다 목표 고도와 총중량이 모두 늘어난 고난도 임무였다. 누리호 4기에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 등 총 13기의 위성이 탑재됐다.
주탑재체 목표 고도는 550㎞에서 600㎞로 50㎞ 높아졌고, 탑재체 중량도 약 500㎏에서 약 960㎏으로 증가했다. 누리호 총중량 역시 200.4t에서 200.9t으로 늘었다. 비행시간도 3차 대비 146초 증가한 21분24초였다.
